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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 '완전 자율' 휴머노이드로 로봇 대중화 시대 연다

베이징에 세계 최초 '로봇 4S' 전문 매장 열어…구매·수리·금융 원스톱 제공
스스로 배터리 가는 '워커 S2' 공개…'에너지 자립'으로 24시간 가동 길 열어
중국 베이징에 문을 연 세계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전문판매점.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에 문을 연 세계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전문판매점.사진=AP/연합뉴스
수도 베이징에 문을 연 세계 최초의 로봇 전문 쇼핑몰은 단순히 로봇을 판매하는 공간의 등장을 넘어, 기계가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작동하는 '완전 자율'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쇼핑몰의 대표 상품 가운데 하나인 유비테크의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 S2'가 스스로 배터리를 교체하는 기술을 선보이며, 중국이 꿈꾸는 로봇의 미래가 공상과학이 아닌 현실이 됐음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각)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 에너지 리포터 등 외신에 따르면 베이징 이좡 경제기술개발구에 들어선 4층 규모의 '로봇 쇼핑몰'은 새로운 산업의 틀을 보여준다. 자동차 산업의 성공 모델인 '4S(판매·서비스·부품·설문)' 개념을 로봇 산업에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이곳에서는 200여 개 브랜드의 100종이 넘는 로봇을 전시·판매할 뿐 아니라, 3층 전체를 유지·보수 전문 공간으로 할애해 체계 있는 사후 관리를 한다. 분할 결제, 대출, 보험 같은 금융 서비스까지 연계해 로봇 구매의 문턱을 크게 낮춘 점도 특징이다.

이곳의 목표는 로봇을 특수 연구 장비가 아닌 자동차나 가전제품처럼 누구나 구매하고 관리할 수 있는 '생활 필수품'으로 만드는 데 있다. 방문객들이 로봇을 직접 조작하고, 로봇이 요리하고 서빙하는 식당에서 밥을 먹는 체험형 공간을 구성한 것 역시 '인간과 로봇의 일상적인 공존'을 앞당기려는 전략의 하나다.

◇ 스스로 생존하는 로봇의 등장


중국의 이러한 비전이 구호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은 '워커 S2'가 증명한다. 이 로봇은 로봇공학의 오랜 숙제였던 '에너지 자립' 문제를 해결하며 기술 특이점을 넘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워커 S2는 배터리가 부족해지면 스스로 판단해 충전소로 이동, 자신의 등에서 다 쓴 배터리를 팔로 꺼내 충전기에 넣고, 충전된 새 배터리를 꺼내 장착하는 모든 과정을 몇 분 안에 마친다. 사람의 도움 없이 24시간 내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이 혁신 기술은 공장 자동화나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산업의 판도를 뒤흔드는 기술이다. 48볼트 리튬 배터리 체계를 갖춘 워커 S2는 한 번 충전으로 2시간 걸을 수 있고, 재충전에는 90분이 걸린다. 키 160cm, 무게 43kg으로 사람과 비슷한 생김새는 사람을 위해 설계된 기존 환경에 별다른 수정 없이 투입할 수 있으며, 20개 관절이 만드는 부드러운 움직임은 활용 범위를 무한히 넓힌다.

◇ 기술 패권을 향한 거대한 청사진


베이징의 로봇 쇼핑몰은 하나의 '기반'이며, 워커 S2는 그 기반 위에서 펼쳐질 '미래'의 상징이다. 중국 정부는 더딘 경제 성장과 고령화 문제의 해법으로 인공지능(AI)과 로봇을 지목하고, 2000억 위안(약 38조 7140억 원)이 넘는 투자를 하며 1조 위안(약 193조 원) 규모의 기금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쇼핑몰 개장이 '2025 세계 로봇 학술대회'나 '제1회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대회' 같은 대규모 국제 행사와 맞물려 열리는 것 또한 우연이 아니다. 미국, 일본, 독일 같은 기술 강국과의 국제 패권 경쟁 속에서 자국의 기술력과 산업 생태계를 뽐내고, 앞으로 시장의 표준을 차지하려는 전략에 따른 행보다. 테슬라와 보스턴 다이내믹스 같은 미국 대표 기업들이 자국 정부에 국가 차원의 대응 전략을 서두르라고 촉구한 것은 이러한 위기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스로 에너지를 해결하는 로봇이 상점에서 팔리는 시대. 중국은 로봇 쇼핑몰의 개장으로 사람과 기계의 관계를 뿌리부터 바꾸고,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거대한 야망을 온 세상에 분명히 드러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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