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거래대금 감소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성장은 주춤했지만 해외 주식거래가 늘고 기업금융(IB)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지면서 속속 영업이익 '1조 클럽' 복귀가 이어졌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이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고 NH투자증권도 1조원에 근접했다.
이는 지난 2023년 경기침체와 부동산 PF 충당금 여파로 증권사 영업이익 '1조 클럽'이 한 곳도 없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사들의 호실적은 운용 부문 수익 개선과 서학개미 열풍 덕분이다. 미국 연준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에 채권 평가 이익이 늘었고, 국내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도 서학개미 열풍에 해외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대폭 확대됐다.
영업이익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2837억원으로 전년 대비 93.3% 증가했다. 순이익은 86.5% 증가한 1조1123억원으로 증권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도 1조원이 넘었다.
해외 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브로커리지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 IB 부문에서도 PF 관련 수수료 회복이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 채권 및 발행어음 판매 증가와 이에 따른 운용 수익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며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삼성증권의 영업이익은 1조2057억원(전년 대비 증감률 62.7%)으로 2위를 차지했다. 순이익은 8990억원(64.2%)을 기록했다.
다른 증권사들의 실적을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 영업이익 1조1590억원(122%), 순이익 8937억원(168%) △키움증권 영업이익 1조982억원(94.5%), 순이익 8349억원(89.43) 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주식 거래대금은 크게 감소했으나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유례없는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거래수수료에 환전수수료까지 증권사가 부담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며 "4분기 국내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16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12.2% 감소했으나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258조원으로 34.9% 증가해 매분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기자본 상위 증권사들의 호실적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성장 기반 확대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올해 추가 발행어음 라이선스 승인과 종합투자계좌(IMA) 인가를 취득하는 대형사 출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금리 안정화와 시장 유동성 증가는 자본시장 상품 발행 수요 증가로 연결돼 증권사의 자금조달 및 운용·공급 측면도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수신 기반 확대와 IB 및 트레이딩 손익 동반 성장 모멘텀이 존재한다"며 "대체거래소 출범 이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거래량과 수수료 수익 측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