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만 엔 지폐가 도쿄의 한 환전소에서 미국 100달러 지폐 옆에 펼쳐져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41029094841015943bc914ac7112232215111.jpg)
12일(현지시각)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달러 대비 약 1주일 만에 폭락했다. 3일 연속 하락하며 한 달여 만에 가장 긴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일본을 대상으로 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 예상을 웃도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엔화는 한때 전날 대비 1.5% 하락한 1달러=154.80엔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9일 이후 대폭 하락한 수치다.
1월 미국 CPI 통계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성장세를 보인 데 이어, 금리 스왑 시장에서는 다음 번 미국 금리 인하가 발표 전인 9월에서 12월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내에는 25 베이시스 포인트(bp, 1bp=0.01%)의 금리 인하가 한 번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졌다.
웰스 파고(Wells Fargo) 전략가 알루프 차타지(Arlup Chatzay)는 CPI에 대해 “매우 강한 수치이며 금리 인하를 더욱 뒤로 미루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미국 경제가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에 머물러 있다면 금리 인하 시점은 연말에 한 단계 더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TD증권의 통화 전략가 자야티 바라드와지(Jayanti Bardawaj)는 “미국 정책금리가 최종적으로 어느 수준에 머물지 불투명감이 강하고, 그 불확실성의 폭은 다른 주요국 및 지역보다 훨씬 크다. 그것이 금리차를 확대시키고 있다”고 지적함과 동시에 “엔화는 이번 주 155엔을 시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과 미국의 금리 차이는 오랫동안 엔화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해 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수입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엔화에 대한 역풍은 더욱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일본 금융 당국의 개입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왑(OIS) 시장은 일본은행이 7월까지 금리 인상을 단행할 확률을 76%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채 수익률은 기간 전체적으로 최소 8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 상승했다. 통화정책 전망에 가장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한때 10bp 가까이 상승하여 4.38%를 기록했으며,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12bp 상승하여 약 4.66%에 자리했다.
노무라 인터내셔널의 통화 전략가 미야이리 유스케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훨씬 강했기 때문에 달러-엔의 숏 포지션을 한층 더 줄이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라며 “결국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미국의 경기 동향에 달려 있으며, 이날의 미국 CPI 데이터는 일본은행에 긍정적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