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전망기관 '관세 리스크' 본격 반영 시작
오는 25일 한은도 성장률 전망치 크게 낮출 듯
오는 25일 한은도 성장률 전망치 크게 낮출 듯
![한국개발연구원(KDI) 정규철 경제전망실장과 김지연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국내경제 수정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KDI는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로 내수와 수출 증가폭이 모두 축소될 것을 우려하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보다 0.4%p 낮춘 1.6%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5021115250401992bbed569d6812813480118.jpg)
KDI는 11일 'KDI 경제전망 수정'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에 내놓은 2024년 하반기 전망(2.0%) 대비 0.4%p 하향 조정한 것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성장률을 끌어내린) 주요 요인을 하나로 꼽기 어려울 정도로 대내외 요인이 모두 반영됐다"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정책이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지난해 11월의 전망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진행된 점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주요 전망기관 중 KDI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 환경 완화'를 본격적으로 반영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실장은 "작년 11월엔 트럼프 관세 인상이 좀 시간을 두고 진행될 것이어서 올해 그렇게 빠르게 (악영향이)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했다"면서 "하지만 최근 미국 정부에서 중국 등에 이미 관세 인상을 시작하는 등 통상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워낙 커지다 보니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고 덧붙였다.
이에 주요 기관의 성장률 전망치 줄하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KDI의 전망치는 정부(1.8%)·한국은행(1.9%) 등 국내 주요 전망기관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오는 25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을 예정이다. 한은은 이미 지난달 중간발표 형식으로 올해 성장률이 1.6~1.7%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각각 2.0%, 2.1% 전망치를 유지하고 있고, 최근 3대 국제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0%에서 1.7%로 0.3%p 낮췄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이미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IB 8곳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2월 말 평균 1.7%에서 올해 1월 말 1.6%로 0.1%p 하락했다. 특히 씨티는 1.5%에서 1.4%로 낮췄고, JP모건도 1.3%에서 1.2%로 내렸다. 리서치 전문회사인 캐피털이코노믹스(CE)는 가장 낮은 1.1%를 제시했다.
KDI는 국내 정치 불안이 장기화되고 통상 전쟁이 심화될 경우 1.6%보다 성장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선제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통화정책은 물가와 경기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다"며 "지난주 IMF에서 한국과 연례협의를 하면서도 통화정책의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던 점을 귀담아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