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직항편 대신 한국 경유하는 여객 늘어…화물 운송도 캐시카우 '톡톡'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편입을 완료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장기화하며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양국 간 하늘길이 좀처럼 열리지 않자 대신 한국을 경유하는 환승객이 늘어나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지난 1기보다 강도 높은 대중 견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환승객 증가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도약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3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항공사의 미국 환승객 전체 환승객 수로 봐도 국내 항공사의 점유율이 높다. 지난해 외항사를 포함한 미국 환승객 수는 219만9522명인데, 국적사의 점유율이 77%다. 2019년 170만6364명과 비교할 때 전체 환승객 수가 50만 명 가까이 늘었다.
이처럼 미주 노선 환승객이 증가한 것은 미·중 갈등의 영향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직항편이 원활하게 뜨지 못하자 가까운 한국을 거쳐 양국을 오가는 환승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뉴욕,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노선을 모두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를 통해 댈러스, 애틀랜타, 라스베이거스, 보스턴, 시카고 등 미국 전역에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이 밖에 중국의 이커머스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미국 내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미주 노선의 화물 운송도 지난해부터 증가하며, 화물 수요도 증가해 캐시카우 역할이 기대된다.
또 홍해 사태 장기화로 해상 운임이 오르면서 항공화물 역시 상승하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에 합의하며 선박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해운사들이 이를 신뢰하지 않으며 여전히 홍해 운항을 회피, 우회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에 강달러가 지속되는 어려운 상황일수록 환승객 유치, 화물 운송 등 수익성이 확보되며 통합 대한항공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반사이익 수혜로 태평양 노선에서 중국 대형항공사(FSC)들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우·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