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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전력소비 급증 예고...원전 최대 가동 전망

AI·데이터센터 확산이 새 성장동력으로, 중국·러시아 기술 주도
전기 철탑 뒤로 보이는 로스 앤젤레스 다운타운 스카이 라인.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전기 철탑 뒤로 보이는 로스 앤젤레스 다운타운 스카이 라인. 사진=로이터

세계 원자력 발전소 가동률이 2025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가 주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한다.

캐너코드 제뉴이티의 선임 애널리스트 조지 지아나리카스는 23일 투자 보고서를 통해 "오픈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처럼 AI 확산으로 전력 소비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소프트뱅크, 오라클, MGX가 투자하고 암,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가 기술 파트너로 참여해 향후 4년간 500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또한, 그는 "미국의 전기 소비는 지난 20년간 연평균 0.5% 증가했으나 2025년부터 더 높은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현재 전력망은 이러한 수요 증가에 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자력이 깨끗하고 안정적인 기저 부하 전력을 제공할 수 있어 누스케일 파워와 오클로 같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6일(현지시각) 발표한 '새로운 원자력 에너지 시대를 향한 경로' 보고서에서 세계 원자력 발전 투자가 2023년 650억 달러에서 2030년 75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데이터센터의 연중무휴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려는 민간 부문 관심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IEA에 따르면, 2020년 9.2%였던 세계 전력 생산 중 원자력 발전 비중은 2024년 10%로 확대됐다.

원전 시장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화됐다. IEA는 2017년 이후 전 세계에서 착공된 원자로의 92%가 중국이나 러시아 설계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미국은 노후 원자로 재건과 신규 프로젝트의 비용 초과로 어려움을 겪었다.

IEA는 2025년 1월 기준 세계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황에서 중국이 25기가와트(GW) 이상으로 가장 많은 규모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인도·터키·이집트·러시아가 각각 5GW 내외, 영국·한국·일본이 각각 2~3GW를 건설 중이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국인 카자흐스탄도 중국, 러시아, 한국 기업들이 첫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약을 놓고 경쟁하면서 공급의 미묘한 지정학적 균형을 맞춰야 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핵연료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쳤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러시아가 세계 우라늄 변환·농축 설비의 상당 부분을 보유한 가운데 서방 전력회사들은 미국의 수입 제한과 프랑스의 대체 설비 생산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전 세계 소형모듈원자로(SMR) 가동은 러시아와 중국에서 2기뿐이며 미국은 규제와 비용 문제로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전환과 AI 성장으로 공공·민간 부문의 신기술·전력망 투자가 급증하는 새로운 전기 슈퍼사이클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파이낸셜타임스는 "전기차 판매 둔화로 광산 업체들이 다른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며 슈퍼사이클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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