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식 감산 합의도 무력화..."가격 60% 폭락에 상장사 3분의 1 적자“
중국 태양광 산업이 심각한 공급과잉과 가격 하락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중국발 태양광 패널 공급과잉은 글로벌 태양광 산업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유럽 대비 50% 이상의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태양광 기업들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13일 홍콩에서 발행되는 영자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태양광 제조사 33곳이 지난달 'OPEC식' 생산 할당제에 합의했으나, 일부 업체들의 가격 하한선 무시로 협정이 무력화될 위기에 처했다.
중국 태양광 업계는 연간 1200기가와트(GW)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글로벌 수요의 2배, 2030년 예상 설치량을 웃도는 수준이다. 과잉생산으로 2023년 대비 태양광 패널 가격은 60~80% 급락했고, 상장사 121곳 중 39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문제는 2021년 시진핑 주석이 206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에너지 부문 외 기업들까지 태양광 산업에 뛰어들며 생산능력이 급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2011~2022년 5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글로벌 생산능력의 80%를 장악했다.
중국 정부는 위기 해소를 위해 신규 투자 제한과 수출 환급세 인하 등 규제를 강화했다. 투자은행 UBS의 켄 리우 애널리스트는 "에너지 효율 기준 강화로 현 생산능력의 20~30% 감소가 예상된다"면서도 "여전히 수요보다 공급이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는 더 강력한 정부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아이코솔라의 쉬신펑 부사장은 "철강·시멘트 산업처럼 공급 분야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민간기업 비중이 높은 태양광 산업의 특성상 정부 통제가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맥쿼리캐피털의 앨버트 미아오 애널리스트는 "대기업들은 감산에 합의했지만, 중소기업들이 불참해 실효성이 의문"이라면서 "올해 업계 상황이 더 악화하고 많은 채무불이행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UBS는 향후 2년간 구조조정을 거쳐 2027년 수급 균형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기업들은 현재 시장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기술 혁신과 신시장 개척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관세를 감안해도 유럽 대비 50% 이상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어 글로벌 지배력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중국발 태양광 패널 공급과잉은 글로벌 태양광 산업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유럽 대비 50% 이상의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태양광 기업들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 한화큐셀 등 한국 기업들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중국의 가격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 혁신과 차별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고효율·프리미엄 제품 개발과 함께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인센티브를 활용한 현지 생산 확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