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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관세폭탄'...무역 갈등 심화

바이든 행정부, 50% 관세 부과...중국 견제 vs 자국 산업 보호 논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속화...한국 태양광 산업, 반사이익 기대 속 불확실성 증가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12-13 08:25

미국 위스콘신주 웨스트비 행사장에서 연설하는 바이든 대통령.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위스콘신주 웨스트비 행사장에서 연설하는 바이든 대통령. 사진=로이터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태양광 산업으로 확전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11일(현지시각) 중국산 태양광 웨이퍼와 폴리실리콘 수입에 대한 관세를 기존보다 대폭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기업의 불공정 무역 행위를 막고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미국 정부의 입장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산 태양광 웨이퍼와 폴리실리콘에 대한 관세를 50%로 인상하고, 텅스텐 제품에 대한 관세도 25%로 높였다. 새로운 관세는 2025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USTR은 중국 기업들이 정부 보조금 등을 통해 생산 비용을 낮춰 미국 시장에 저가 제품을 덤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미국 태양광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고 있으며, 국내 생산 기반이 약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이번 관세 인상은 중국의 해로운 정책과 관행을 더욱 무디게 할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는 청정에너지 경제를 촉진하는 동시에 중요한 공급망의 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조치를 두고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관세 인상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위배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관세 인상이 오히려 자국 내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 비용을 높여 청정에너지 전환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하면 한국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국내 태양광 모듈 생산 기업들은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려볼 수 있으며, 폴리실리콘 등 소재 기업들도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미국이 한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거나, 중국이 보복 조치에 나설 경우, 국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이 심화할 경우 원자재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태양광 산업이 기술 경쟁력 강화와 시장 다변화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효율 태양광 셀, 모듈 기술 개발과 생산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중국 기업과의 차별화를 이뤄내야 하며, 미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 차원에서도 태양광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금융 지원, 해외 시장 진출 지원 등을 통해 국내 태양광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하면서 한국 태양광 산업은 기회와 위협에 동시에 직면하게 됐다"며 "기술 경쟁력 강화, 시장 다변화, 공급망 안정화 등을 통해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태양광 산업은 이번 미·중 무역 갈등을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시장을 선점해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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