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위협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중국계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이 미국 안보에 위협을 가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미국 의회가 제정한 틱톡 금지법이 위헌이라고 주장한 것을 미국 법원이 인정하지 않으면서 틱톡이 창업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미국 사법부가 틱톡의 주장을 기각함에 따라 내년 1월 19일(이하 현지시각)까지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서비스가 금지되는 일이 사실상 확정됐다.
다만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미국 대법원에 틱톡 금지법의 위헌성을 판단해달라는 항고를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대법원 차원에서 다른 결정이 나올 경우 기사회생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러나 9일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다른 한 편에서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틱톡의 미국 내 서비스 금지로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큰 기업들 얘기다.
야후파이낸스는 여러 업체들 가운데서도 특히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계열사로 둔 마크 저커버그의 메타플랫폼스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데 거의 이견이 없다고 보도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메타의 소셜미디어들과 틱톡이 더 많은 소셜미디어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각축을 벌여온 경쟁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스타그램의 짧은 동영상 서비스인 릴스는 틱톡과 마찬가지로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에서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둘 사이의 고객 잡기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틱톡의 미국 내 서비스가 전면 중단되면 틱톡 사용자의 상당수가 릴스로 옮겨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인스타그램이 지난 2020년 릴스를 선보인 이유도 틱톡의 대항마로 키우기 위해서였는데 짧은 동영상 플랫폼 업계의 최강자가 사라지는 일은 인스타그램 입장에서는 어느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핵폭탄급 호재다.
이미 호조를 보이고 있는 인스타그램의 매출도 앞으로 수직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난 4월 진행한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인스타그램 사용자 가운데 무려 절반이 릴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고, 수전 리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0월 열린 실적발표회에서 “릴스에 올라오는 콘텐츠의 60%가 릴스 크리에이터가 자체 제작한 콘텐츠”라면서 “자체 제작한 콘텐츠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은 릴스의 기반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