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 이후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에 100억 달러(약 14조30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블랙록과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 12개 비트코인 ETF에 지난달 5일 미국 대선 이후 약 99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이에 따라 이들 ETF의 총자산은 약 1130억 달러(162조 원)로 증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주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의 차기 위원장으로 친(親) 암호화폐 인사인 폴 앳킨스를 지명하며 비트코인 랠리에 한층 불을 지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한 신설되는 백악관 인공지능(AI) 및 암호화폐 정책 ’차르’로 데이비드 색스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명했다.
디지털 자산에 대해 규제 강화 기조를 견지했던 바이든 행정부와는 반대로 트럼프 당선인은 디지털 자산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론을 내세운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심지어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겠다는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5일 거래에서 사상 처음으로 10만 달러를 돌파한 뒤 10만3700달러대로 고점을 높였으나 이튿날 거래에서 9만2000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연출했다.
비트코인은 이후 10만 달러를 여러 차례 다시 돌파했으나 차익 매물이 대거 출회되며 이날 뉴욕시장에서 다시 9만7000달러대로 하락했다.
암호화폐 시황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국 시각으로 10일 오전 5시34분 현재 전일 대비 2.94% 내린 9만7025.58달러에 거래됐다. 암호화폐 시총 2위인 이더리움은 4.95% 하락한 3789.34달러에 호가됐다.
암호화폐 프라임 브로커 팔콘X의 데이비드 로완트 리서치 책임자는 투자자 노트에 "비트코인이 10달러를 지속적이고 결정적으로 돌파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긍정적인 촉매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규제 당국은 또한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9개 펀드로 구성된 현물 이더리움 ETF를 허용했다. 이후 이 ETF에 거의 20억 달러가 순 유입되면서 이더리움은 이달 들어 비트코인보다 더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