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인도법인기업공개(IPO)를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다. 예정대로 된다면 LG전자는 현대자동차에 이어 인도 증시에 상장하는 두 번째 한국 기업이 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6일(현지 시각)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인도법인 상장예비심사청구서(DRHP)를 제출하고 상장을 공식화했다.
DRHP는 수요예측·공모가·공모일 확정을 위해 상장심사기관에 법인 지배구조와 재무현황 등을 공개하는 서류다. 통상 DRHP 심사에는 3개월가량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LG전자의 인도 증시 상장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심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수요 예측을 통해 공모가와 공모일을 확정하고 최종 증권신고서(RHP)를 승인받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번 IPO는 신주 발행 없이 보유 지분(100%)의 15%를 매각하는 구주매출 방식으로 진행된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LG전자가 이번 IPO를 통해 최대 18억 달러(약 2조6000억원)를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가치는 130억 달러(약1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가 인도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현지 가전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성 때문이다. 인도는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인 데도 가전제품 보급률이 낮다. 인도의 지난해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보급률은 각각 38%, 17%, 8%로 중국 등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가사 부담을 줄여주는 신 가전 수요가 늘면서 성장성을 높이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2018년 110억 달러이던 인도 가전 시장은 내년에 210억 달러로 두 배로 커질 전망이다.
LG전자의 IPO가 마무리되면 인도법인을 신흥 시장으로의 확장을 위한 주요 수출 허브로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대형 인수합병(M&A)과 함께 R&D, 주주환원 등에 활용한다는 게 회사의 계획이다. LG전자는 인도 현지에 세 번째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LG전자 인도법인의 올 상반기 매출(2조869억원)은 반기 기준으론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3년여 전인 2020년 연간 매출(2조2228억원)에 육박한다. 올 상반기 순이익(1980억원)도 작년(1553억원)보다 27% 늘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