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기술과 스마트폰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라이드헤일링 서비스)의 결합이 모빌리티 산업의 판도를 근본부터 바꾸고 있다.
8일(현지시각) 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구글은 무인택시 웨이모(Waymo)를 미국 마이애미에 출시하고 우버와 전략적 제휴를 확대한다. 테슬라와 현대차 등 중요 경쟁사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웨이모는 현재 피닉스,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에서 주당 15만 회 이상의 자율주행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 특히 서부 지역에서 입증된 안전성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5년 초 마이애미에서 재규어 I-PACE 전기차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하고 2026년까지는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웨이모가 잦은 강우와 기상 변화가 있는 동부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웨이모와 우버 협력 모델이다. 양사는 각자의 강점을 살린 명확한 역할 분담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웨이모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안전성 확보에 집중하고, 우버는 플랫폼 운영과 차량 관리를 담당한다. 특히 우버의 광범위한 사용자 기반과 웨이모의 자율주행 기술이 결합하여 큰 효과를 내고 있다. 피닉스에서는 이미 우버 앱을 통해 웨이모 차량 서비스가 독점적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이 성공적 모델을 기반으로 오스틴과 애틀랜타로 서비스가 확대될 예정이다.
이런 협력 관계는 우버가 투자한 모빌리티 기업 무브(Moove)를 통해 더욱 강화되고 있다. 무브는 최근 시리즈 B 투자에서 1억 달러를 유치했으며, 자율주행 차량 유지보수, 청소, 충전 등 운영 전반을 전담할 예정이다. 특히, 무브는 2025년 말까지 16개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전기차 중심의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은 이러한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웨이모의 마이애미 진출 소식에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인 우버와 경쟁사 리프트의 주가가 하락했으나, 전문가들은 이를 단기적 반응으로 평가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장이 2030년까지 연간 10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도심 자율주행 택시 부문이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주요 경쟁사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말 '사이버캡(Cybercab)' 출시를 준비하며 자율주행 택시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GM의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Cruise)는 안전성 개선을 마치고 샌프란시스코 서비스 재개를 준비 중이다. 중국의 바이두와 디디도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앱티브와 합작법인 모셔널을 통해 2024년 국내 첫 자율주행 택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율주행 전문기업 토르드라이브와 협력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도 2025년까지 전국 주요 도시에 자율주행 시범지구를 확대하는 등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도시 교통과 모빌리티 산업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성과 효율성 향상, 전기차 도입 가속화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는 한편, 기존 운수업계와의 갈등, 규제 정비, 일자리 대체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특히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기술 전환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자율주행 택시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앞으로 기술 혁신과 서비스 모델의 진화, 규제 환경의 변화가 맞물리며 새로운 모빌리티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다.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