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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크라이나군 미국산 무기 사용 제한 전격 해제…전쟁 확전 우려 고조

우크라이나, 에이태큼스 로켓으로 러시아 본토 타격할 듯...미국 정책 변화 주목

이태준 기자

기사입력 : 2024-11-18 06:28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9월 독일 람슈타인 공군 기지에서 우크라이나 국방 연락 그룹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9월 독일 람슈타인 공군 기지에서 우크라이나 국방 연락 그룹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이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산 무기를 사용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의 정책 기조에 중대한 변화를 의미하며, 전쟁의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미국 관리와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앞으로 며칠 안에 최초의 장거리 공격을 감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작전 보안상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사거리 306km의 에이태큼스(ATACMS) 로켓이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수개월간 미국에 요구해 온 사안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보급선과 지휘부 등 전략적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장거리 무기 지원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미국은 그동안 러시아 본토 공격에 대한 우려로 장거리 무기 지원에 난색을 표해왔다. 러시아의 반발로 전쟁이 확대되거나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병돼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는 정보가 확보되면서 미국의 입장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1만 명 이상의 북한군이 러시아 동부 지역에 배치돼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익명의 미국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북한군의 참전은 워싱턴과 키이우 모두에 심각한 경고 신호를 보냈다"며 "이번 결정은 러시아의 전력 증강을 억제하고 우크라이나의 전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미국 내에서는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능력을 강화하고 러시아를 압박해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반면,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켜 전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 제한 완화 움직임에 대해 "심각한 긴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특히, 내년 1월 새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이루어진 결정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새 대통령 당선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에, 이번 결정이 향후 미국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하다.

새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 외교 정책 고문인 리처드 그레넬은 "임기를 마치기 전에 전쟁을 확대하려는 시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대서양협의회의 알렉스 플리차스 선임 연구원은 "우크라이나군은 그동안 러시아군의 장거리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장거리 무기 사용 제한 해제는 우크라이나가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플리차스 연구원은 "미국의 지원이 너무 늦었다는 점은 아쉽다"며 "ATACMS를 비롯해 고속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 하이마스(HIMARS), 브래들리 장갑차, 에이브럼스 탱크, F-16 전투기 등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무기들이 훨씬 더 일찍 제공되었다면 전쟁의 양상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폴란드의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외무장관은 이번 결정을 "북한군의 전쟁 참전과 러시아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에 대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해하는 언어로 대응한 것"이라고 평가하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미국의 이번 결정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가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 새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미국의 정책 기조가 유지될지가 주요 관심사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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