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부가 14일(현지 시각) 마지막으로 발표한 환율 보고서에서 환율 조작국은 없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이날 발표한 환율 반기 보고서에서 이달 6월 30일까지 미국의 주요 교역 대상국 중에서 환율을 조작한 국가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 재무부는 이날 한국을 다시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미 재무부는 의회에 제출한 '주요 교역 대상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에서 중국, 일본, 한국,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독일 등 7개국을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한국은 2016년 4월 이후 7년여 만인 2023년 11월 환율 관찰 대상국에서 제외됐고, 지난 6월 보고서에서도 2회 연속으로 제외됐다가 이번에 다시 그 대상국에 올랐다. 나머지 6개국은 지난 6월에도 환율 관찰 대상국이었고, 이번에 한국이 새로 추가되고, 말레이시아가 빠졌다.
미국은 150억 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 흑자,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에 해당하는 경상수지 흑자, 12개월 중 최소 8개월간 달러를 순매수하고 그 금액이 GDP의 2% 이상인 나라를 대상으로 환율 조작 여부를 평가해 발표한다. 이 중 세 가지 기준에 모두 해당하면 심층분석 대상이고, 두 가지만 해당하면 관찰 대상국이 된다.
한국은 지난 6월 보고서 당시에는 무역 흑자 관련 기준에만 해당됐으나 이번에는 경상수지 흑자가 문제가 돼 관찰 대상국 명단에 올랐다. 미 재무부는 2024년 6월 말 기준으로 한국의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GDP의 3.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전년도의 38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로 늘었다.
한국무역협회 무역 통계 시스템인 K-stat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의 전체 무역수지는 368억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특히 한국은 미국과 무역에서 399억 달러로 가장 큰 무역수지 흑자를 냈다. 이 기간 한국의 전체 흑자보다 많다.
지난 2020년 166억 달러 수준이던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2021년 227억 달러, 2022년 280억 달러에 이어 지난해 역대 최대인 444억 달러를 기록했다. 현 추세로 가면 올해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작년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9월 한국의 대미 수출은 95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0% 증가했다. 증가율은 이 기간 한국의 전체 수출 증가율 9.6%를 크게 웃돌았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