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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국부펀드 "지금은 조심해야 할 때"...주식 시장에 경고

미국 정치 불확실성-중국 경기 둔화-유럽 저성장 등 악재 산적

이태준 기자

기사입력 : 2024-10-23 20:15

노르웨이 국부펀드 트론드 그란데 부사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노르웨이 국부펀드 트론드 그란데 부사장.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규모의 투자 기관 중 하나인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운용(NBIM)이 주식 시장에 대한 경고를 발령했다.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식 시장의 위험이 하방으로 기울었다는 것이다.

23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1조 8000억 달러(약 2,488조 원) 규모의 노르웨이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NBIM은 단기적으로 대규모 자산 배분 변경은 없다면서도,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인에 대해서는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BIM의 트론드 그란데 부사장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주식 70%, 채권 30%의 기본적인 투자 비중을 유지해 왔지만, 지금은 현실적인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란데 부사장은 "펀드 규모가 지난 5년 동안 두 배로 커졌고, 주식 포트폴리오 수익률도 100%를 넘었다"며 "이제는 조금 조심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1990년대 노르웨이 석유 및 가스 부문의 잉여 수입을 투자하기 위해 설립된 이 펀드는 현재 전 세계 71개국 8,760개 이상의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그란데 부사장은 현재 주식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위험 요인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꼽았다.

1. 미국 대선을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 다음 달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분열과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2. 중국 경기 둔화: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으며, 정부의 경기 부양책 효과도 아직 불확실하다.

3. 유럽의 저성장: 유럽 경제는 에너지 위기와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침체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지금은 조심해야 할 때이며, 주식 시장의 하락 위험이 상승보다 더 크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NBIM의 이번 경고는 3분기 4.4%의 수익률과 8,350억 노르웨이 크로네(약 761억 달러)의 이익을 기록했다는 발표 직후 나온 것이다.

펀드 자체 벤치마크 지수보다 약간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금리 하락에 따른 주식 시장 상승세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최근 몇 달 동안 많은 선진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면서 주요 중앙은행들이 통화 정책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거의 끝났지만 하방 위험이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전망을 지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몇 달 동안 주식 시장 전망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는 NBIM뿐만이 아니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수석 주식 및 거시경제 전략가인 에릭 존스턴은 지난달 자산 가격 하락 위험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존스턴은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세 가지 주요 우려 사항으로 과도한 저축 감소, 높은 소비자 물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한적인 통화 정책을 지적했다. 그는 "여기에 세계 GDP의 17%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기 둔화까지 겹쳐 힘든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존스턴의 발언은 지난달 연준이 0.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전에 나온 것으로, 현재의 경제 상황은 그때보다 더욱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노르웨이 국부펀드와 전문가들의 경고는 현재 주식 시장이 처한 불확실성을 잘 보여준다. 투자자들은 미국 대선, 중국 경제, 유럽 경제 상황 등 다양한 변수에 주의를 기울이며 신중하게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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