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최고 매파’로 평가받는 미셸 보먼(53) 이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 가능성으로 인해 주목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인 2018년 보먼을 14년 임기 이사로 지명했다. 보먼 이사는 지난달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 결정을 할 때 0.25%p 인하를 주장했다.
NYT는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보먼 이사가 은행 감독 담당 연준 부의장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이 자리는 마이클 바가 맡고 있다. 이 자리는 대형 은행을 감독하기에 영향력이 막대하다고 이 신문이 강조했다. 그렇지만 트럼프가 그를 연준 의장으로 지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워싱턴 금융가의 대체적 전망이라고 NYT가 보도했다.
NYT는 “보먼 이사가 워싱턴 밖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나 앞으로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며 “보먼 이사가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 연준 내부에서 눈에 띄게 보수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보먼은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지명으로 연준 내 7명의 이사 중 한 명이 됐다. 보먼 이사는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을 담당하는 연준 이사로 지명됐었다. 그는 캔자스주에서 은행 규제 업무를 총괄했었고, 경제학자는 아니다.
보먼은 캔자스대에서 광고와 저널리즘을 전공했고, 워시범대학 로스쿨을 졸업했다. 그는 거시경제 분야 경험 부족으로 인해 연준이 금리 결정을 할 때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NYT가 지적했다.
보먼 이사는 최근 연준 내에서 빅컷에 반대하면서 신중한 통화정책 운용을 주장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18일 끝난 FOMC에서 애초 보먼 이사가 유일하게 빅컷 인하에 반대한 것으로 한때 알려졌으나 연준이 공개한 의사록에 따르면 보먼 이사 이외에 다른 일부 위원도 반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준은 의사록에서 “상당수의 참석자”가 빅컷에 찬성했지만, 일부 참가자들(some participants)은 0.25%p 인하를 선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FOMC 회의에서 투표권을 행사한 12명의 위원 중에서 몇 명이 반대표를 던졌는지는 연준이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전 연준의 금리 인하에 반대해 왔고, 이런 상황에서 보먼 이사가 빅컷 인하에 반대했다고 NYT가 짚었다. 연준 이사가 FOMC 회의에서 주요 통화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보먼 이사는 2005년 이후 처음으로 FOMC 회의 결정 사항인 0.5%p 금리 인하에 반대표를 던졌다.
보먼 이사는 최근 한 행사에서 빅컷에 반대한 이유에 대해 “미국 경제가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근원 인플레이션은 목표치인 2%를 불편할 정도로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0.5%p 인하가 자칫 경제 악화의 신호로 읽힐 수 있고, 초기 인하폭이 크면 추후 인하 속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수 있으며 대규모 금리 인하가 그동안 억눌린 잠재 자금 수요의 급증을 불러올 수 있고, 중립금리가 높아 조금만 금리를 내려도 중립금리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