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충격으로 9일(현지시각) 모기업인 알파벳 주가는 하락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구글 쪼개기가 외려 알파벳 주주들에게는 이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분할 검토
미 법무부는 8일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 시장 지배자로 독점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법원의 8월 판결을 감안해 구글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이 크롬, 구글플레이, 안드로이드 등 자사 제품을 활용해 구글 검색과 검색 관련 제품을 경쟁사보다 유리하게 하지 못하도록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알파벳 부사장 리 앤 멀홀랜드는 8일 블로그에 올린 성명에서 “정부가 수많은 산업과 제품에 영향을 미칠 대대적인 어젠다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소비자들과 기업들, 그리고 미국의 경쟁력에 의도치 않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만약 최근 예상되는 것처럼 구글을 크롬과 안드로이드, 플레이 등으로 분할하면 이는 1980년대 미 공룡 통신사 AT&T 분할 이후 첫 대규모 기업 분할이 된다.
법무부는 다음 달 20일까지 분할을 비롯해 구글의 시장 관행을 타파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앞서 미 연방지방법원의 아밋 메타 판사는 지난 8월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 독점을 행하고 있다면서 내년에 이 독점을 깨기 위해 어떻게 할지를 판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분할, 주가에 호재
일부에서는 구글 분할이 외려 알파벳 주가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은 구글 산하의 자율주행 기술 부문인 웨이모, 동영상 소셜미디어 유튜브, 구글 검색이 뭉뚱그려져 알파벳 주가에 녹아있지만 이들을 따로 분리해 계산하기 시작하면 알파벳 기업 가치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뮤추얼펀드 오크마크 실렉트의 빌 나이그렌 펀드매니저는 “지금은 누구도 웨이모 가치를 따로 계산하고, 유튜브와 구글 검색을 분리해 평가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 “그러나 만약 그렇게 분리해서 계산하게 되면 알파벳 주가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각 부문별 가치를 따로 계산한 뒤 이를 합하는 이른바 부분총합(SOTP) 밸류에이션 분석 기법이다.
이는 기업의 숨겨진 가치를 찾는 방식으로 기업의 주력과 특별한 사업 부문의 가치를 따로 계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검색·유튜브·클라우드
알파벳은 현재 현금과 부채를 더한 기업 가치가 약 2조 달러 수준이다.
매출은 검색 부문이 약 70%, 유튜브가 20%, 그리고 클라우드가 10%를 차지하고 있다.
각 사업부문을 따로 계산하면 알파벳 기업 가치는 크게 올라간다.
검색 부문은 워낙 독보적이어서 미 규제당국이 스마트폰 시장 독점으로 간주하고 있는 애플과 견줄 수 있다.
인공지능(AI) 등을 더하면 EBITDA(이자세금 감가상각 전 순익) 기준으로 주가수익배율(PER)을 애플과 비슷한 약 17배로 잡을 수 있다. 이 경우 구글 검색 기업 가치는 약 1조6000억 달러가 된다.
클라우드는 시장 1위 아마존, 2위 마이크로소프트(MS)와 비교할 수 있다. 이들 주가는 EBITDA 대비 약 21배 수준이다. 이를 업계 3위인 구글 클라우드에 적용하면 이 부문 기업 가치는 약 3000억 달러에 이른다.
유튜브는 메타플랫폼스, 넷플릭스를 기준으로 하면 된다. 이들의 PER이 EBITDA 대비 17배 수준인 점을 적용하면 유튜브 기업 가치는 약 4500억 달러에 이른다.
‘기타 사업’ 부문 기업가치도 무시 못할 수준이다.
웨이모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사업 부문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기준으로 삼으면 된다.
시장에서는 테슬라 자율주행 사업 부문 가치를 적게는 1000억 달러에서 많게는 수 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평균은 대략 6000억 달러 수준이다.
테슬라 자율주행이 아직 온전히 진행된 경우가 없는 것과 달리 웨이모는 이미 매월 10만회 주행하고 있다. 운전자가 따로 없는 웨이모의 자율주행 택시가 상용화돼 있다.
비록 큰 돈을 버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 3000억 달러 기업 가치를 추산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알파벳 기업 가치는 지금의 약 2조 달러보다 30% 더 높은 2조6000억 달러 수준으로 뛴다.
이를 주가로 환산하면 210달러 후반대에 이른다.
한편 알파벳은 이날 2.52달러(1.53%) 하락한 161.86달러로 마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