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일본의 차기 총리로 지명되면서, 그의 ‘아시아판 나토’ 제안이 미국에 외교적 골칫거리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7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당선자는 도쿄와 워싱턴간의 가장 가까운 동맹 관계를 재편성하고, 미국과 '아시아판 나토’를 만들어 일본 군대를 미국 영토에 주둔시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시바 당선자는 26일 집권 자민당 대표로 선출되었으며, 지난주 허드슨 연구소 싱크탱크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 계획을 제안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가 중국이 아시아에서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을 억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시바 당선자는 보고서에서 "아시아에는 나토와 같은 집단적 자위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상호 방어 의무가 없어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썼다. 그는 많은 일본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일본 섬 주변에서 중국 군사 활동이 급증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아시아판 나토 구상은 이미 미국에 의해 거부된 제안이다. 다니엘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를 성급한 계획이라고 일축했다.
도쿄의 금융 정치 분석가 조셉 크래프트는 "이시바는 군사 문제에 대해 매우 기술적이지만 국가 안보 외교 측면에서는 큰 역량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시바 당선자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상대적인 쇠퇴"로 인해 아시아 조약 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굽히지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 패배 이후, 일본은 미국의 보호 아래 있었으며, 미국은 핵무기와 함께 항공모함, 전투기, 약 5만 명의 군대를 일본에 주둔시켜 왔다.
이시바 당선자의 제안은 도쿄가 한국 및 호주와의 방위 협력을 모색하며, 영국과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시점에 나왔다.
이시바 당선자는 아시아판 나토가 일본, 미국, 호주, 인도 간의 외교 및 안보 협정인 '쿼드'와 캔버라, 워싱턴, 런던 간의 오커스 협정, 그리고 서울과 일본의 심화된 안보 협력을 결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새로운 안보 동맹이 워싱턴의 핵무기를 공유하여 일본의 핵무장 이웃들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시바 당선자는 선거기간 동안 미국과 일본의 동맹 관계를 재조정하고 싶다고 밝혔으며, 특히 일본 내 미군 기지에 대한 더 많은 감독을 요구했다. 미군 기지는 지역 주민들과 자주 갈등을 빚는 문제 중 하나다.
이시바 당선자는 또 허드슨 보고서에서 미국 영토인 괌에 일본군을 주둔시킬 수 있도록 미일 군사 동맹을 수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일이 성사되면 1944년 이후 처음 일본 자위대가 괌에 주둔하게 될 것이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