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월가 예상보다 더 큰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을 단행했음에도 국제유가가 18일(현지시각) 뉴욕시장에서 하락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연준의 금리 인하 직후 장 초반의 낙폭을 만회한 뒤 잠시 상승 반전했으나 미국 경제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28센트(0.39%) 하락한 배럴당 70.91달러에 마감됐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5센트(0.07%) 하락한 배럴당 73.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리 인하는 일반적으로 경제 활동과 에너지 수요 촉진 기대로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날 시장은 그렇지만 대규모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 악화와 경기 둔화 우려에 더 초점을 맞추면서 유가 상승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크플러의 미주 지역 수석 석유 분석가인 매트 스미스는 CNBC에 “연준의 금리 인하는 전일 유가 상승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면서 “따라서 금리 인하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은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에 따르면 지난 13일까지 한 주간 미국의 원유 재고가 160만 배럴 감소한 1억1750만 배럴로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로이터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50만 배럴의 재고 감소를 예상한 바 있다.
국제유가는 이달 들어 수급 불균형 심화에 대한 우려 속에 하락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WTI와 브렌트유는 3분기에만 각각 약 13% 하락했다.
여름 성수기가 끝나면서 시장 심리가 유가의 추가하락 쪽으로 기우는 가운데 중동 지역의 잠재적 갈등 여파가 공급 차질 우려를 낳으며 그나마 유가에 하방경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사이의 주요 충돌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중동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