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3시 36분(미국 동부 표준시), 억만장자 기업가 자레드 아이작먼을 포함한 민간인 4명을 태운 스페이스X (SpaceX) 캡슐이 플로리다 해안에 착륙하며 5일간의 역사적인 '폴라리스 던'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미국 경제방송 CNBC가 보도했다.
이번 임무는 세계 최초의 민간 우주유영을 포함해 여러 가지 면에서 우주 탐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보도에 따르면 아이작먼과 함께 은퇴한 공군 중령 스콧 포티트, 스페이스엑스 엔지니어 사라 길리스와 애나 메논은 크루 드래곤 캡슐을 타고 지구로 귀환, 플로리다 드라이토르투가스 해안에 안착했다. 칠흑 같은 밤바다에 캡슐이 착수하는 순간, 운영자들은 벅찬 감동 속에 "폴라리스 던, 임무 완료!"를 외쳤다.
이번 폴라리스 던 비행은 스페이스엑스의 크루 드래곤 캡슐을 이용한 다섯 번째 민간 임무이자, 승무원과 우주선이 수행한 다양한 고난도 기동 덕분에 스페이스X 역사상 가장 야심찬 탐험으로 기록되었다.
특히 지난 12일, 아이작먼과 길리스가 캡슐 밖으로 나와 각각 약 10분씩 진공 상태의 우주 공간에서 머무른 것은 인류 우주 비행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들은 새로 디자인된 우주복을 입고 이동성 테스트를 수행하며 민간 우주유영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이번 우주유영은 드래곤 캡슐에 가압 에어록이 없어 캡슐 전체를 진공 상태로 만들어야 했기에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이들의 성공은 앞으로 민간 우주 탐사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지금까지 우주유영은 정부 우주 기관 소속 우주인만이 수행할 수 있는 특권이었지만, 이제는 민간인도 우주 공간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폴라리스 던 승무원은 임무 초반에 지구 표면에서 약 1400km 떨어진 궤도에 도달했다. 이는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인류가 도달한 가장 높은 고도이다. 이들은 지구 자기권에 갇힌 고에너지 방사선 입자 구역인 밴 앨런대를 통과하며 우주 방사선이 승무원과 우주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데이터를 수집했다. 스페이스X 는 이 데이터가 미래의 달, 화성 유인 탐사 임무 계획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제 처리 회사 시프트포(Shift4)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아이작먼은 2021년 최초의 민간인 스페이스 임무에 참여한 이후, 이번 폴라리스 던 임무에도 상당한 금액을 투자했다. 폴라리스 던 비행은 아이작먼이 스페이스X 와 함께 추진 중인 폴라리스 프로그램의 첫 번째 임무로, 미래의 장기 우주 임무를 위한 새로운 기술과 절차를 시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이작먼은 프로그램의 총 비용이나 향후 임무 일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번 폴라리스 던 임무의 성공은 민간 우주 탐사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민간 기업과 개인이 우주 탐사에 뛰어들면서 인류의 우주 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폴라리스 프로그램의 다음 임무는 어떤 새로운 역사를 쓸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