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전 세계 투자자금이 동남아시아 주식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달 들어 아시아의 벤치마크 주가지수에서 가장 성과가 좋은 5개 중 4개 지수가 동남아시아 증시에 포진해 있다.
MSCI 아세안 지수는 최근 2022년 4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고치 부근으로 치솟았다. 특히 태국 증시가 가장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시장으로의 투자자금 유입도 활발했다. 이 지역 증시로의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은 5주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통신은 동남아 증시에 대한 낙관론의 배경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투자를 확대할 여지가 있다는 점을 꼽았다. 우호적인 현지 정부의 정책과 매력적인 밸류에이션도 간과할 수 없는 투자 동인으로 지목됐다. 현재 MSCI 아세안 지수는 12개월 선행 이익 추정치의 13.6배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5년 평균치인 14.7회와 비교해 낮은 수치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 경제가 성장 부진으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중국 시장에서 이탈한 글로벌 투자자금이 동남아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발베르데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의 설립자인 존 푸는 “아세안 지역은 오랫동안 투자자들로부터 무시되어 왔다”면서 “투자자들이 인도네시아의 원자재 기업부터 싱가포르의 안정적인 리츠 시장, 말레이시아의 기술 기업, 베트남 수출 기업 및 태국의 수많은 기업 등 다양한 알파 기회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니코 AM 쉔튼 스리프트 펀드의 케네스 탕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인도네시아의 재정 완화 정책과 주식 소유를 장려하는 태국과 말레이시아의 조치와 같은 최근 정책이 이 지역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촉매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에서 부동산 개발업체에 이르기까지 금리에 민감하고 수익률이 높은 업종의 비중이 높은 것도 지역 증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MSCI 아세안 지수의 수익률은 7월 초 이후 MSCI 아시아 태평양 지수를 약 14%포인트 상회하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