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각) 미국 대선 토론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월가 투자자들은 친(親) 해리스 성향의 주식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대선 토론이 민주당의 승리로 인식되면서 11월 대선에서 해리스의 승리 확률이 베팅 시장에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이에 해리스 당선 시 수혜를 입을 포트폴리오 구성에 애널리스트들의 관심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레이먼드 제임스 워싱턴의 애널리스트 에드 밀스는 고객 메모에서 "첫 토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이 단기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장기적인 영향은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그렇지만 주식 시장이 11월 투표 결과가 집계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미리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BTIG의 아이작 볼탄스키 애널리스트는 고객 메모에서 ”시장 관점에서 보면 대선은 여전히 접전으로 여겨지겠지만, 해리스가 토론에서 확실한 승리를 거둔 후 시장 센티멘트가 해리스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스트라테가스 증권의 대니얼 클리프턴은 민주당의 승리에 대비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이 포트폴리오에는 녹색 에너지 관련 기업과 같은 정치적 좌파와 관련된 주식뿐만 아니라 최근 해리스 제안의 수혜를 입을 주식들이 포함됐다.
목록에는 해리스의 주택 공급 및 수요 확대 제안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주택 건설업체 펄티그룹(PulteGroup)과 마스코(Masco) 및 아동 세액 공제가 확대될 경우 매출 증가가 기대되는 월마트 등이 포함됐다.
스트라테가스는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있는 방산업체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Raytheon Technologies)도 언급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러시아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의 전쟁 노력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 관련주인 차지포인트 홀딩스와 포드도 해리스 관련주로 분류됐다.
울프 리서치는 반(反)트럼프 거래 바스켓에 포함된 유사한 주식 목록을 제시했다. 그중에는 센텐(Centene)과 HCA 같은 헬스케어 주식이 포함돼 있다. 헬스케어 주식은 미국 정부의 보건 정책이 현재 상태를 유지할 경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CNBC는 다만 해리스가 11월에 승리한다고 해도 의회 선거 결과에 따라 민주당의 정책이 법으로 제정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투자은행 UBS는 해리스가 당선되고 의회가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분열되는 경우에도 성과를 낼 수 있는 주식 목록에 주목했다. 여기에는 테슬라, 이튼 코퍼레이션(Eaton Corp.) 및 재생에너지 사업이 급성장하는 웨이스트 매니지먼트(Waste Management)가 포함됐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