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시장에 불안감을 주지 않고도 0.5%포인트(50bp)의 대규모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데스티네이션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요시카미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각) 미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50bp 금리 인하를 단행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연준이 일자리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연준이 이 시점에서 경기침체 우려를 불식시키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요시카미의 이러한 발언은 지난 8일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의 주장과 맥을 같이한다. 스티글리츠는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 50bp 금리 인하를 단행해야 하며, 이전의 급격한 금리 인상 정책이 과도하고 빠르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인하 폭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8일 발표된 미국의 8월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노동시장 둔화 우려가 커졌고,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때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현재는 다시 25bp 인하 가능성이 우세한 상황이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현재 9월 FOMC 회의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75%,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25%로 예상하고 있다.
요시카미 CEO는 50bp 금리 인하가 "경기침체" 우려를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견해는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실업률과 이자율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기업 수익도 견조하다고 지적했다.
요시카미 CEO는 또한 최근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인 것은 지난달 급등에 따른 조정이며, 9월은 전통적으로 거래가 부진한 시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ABP 인베스트(ABP Invest)의 창립자이자 최고투자책임자인 타노스 파파사바스 역시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미국의 제조업과 실업률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 경기침체에 대해 특별히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50bp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포비스 마자르(Forvis Mazars)의 수석 경제학자 조지 라가리아스는 지난주 CNBC와의 인터뷰에서 50bp 금리 인하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50bp 금리 인하는 시장과 경제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이는 긴급 상황을 알리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으며, 자칫하면 자기실현적 예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은 향후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변수다. 따라서 다음 주 FOMC 회의 결과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