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세를 막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동맹국 연합체인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가 오는 10월부터 예정됐던 원유 증산 계획의 연기에 합의했다.
5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OPEC은 웹사이트 성명을 통해 OPEC+의 8개 회원국이 화상회의를 통해 10월과 11월 2개월 동안 예정했던 증산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OPEC은 ”참가국 8개국이 하루 220만 배럴의 추가 자발적 감산을 2024년 11월 말까지 두 달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OPEC은 그렇지만 하루 220만 배럴의 유휴 공급량을 향후 1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되살리겠다는 장기 계획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OPEC+의 증산 계획 연기 소식에 국제유가는 잠시 배럴당 1달러 이상 상승했으나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며 대체로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5센트(0.1%) 하락한 배럴당 69.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1센트 하락한 배럴당 72.69달러에 마감됐다.
OPEC+의 증산 연기 합의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수요 둔화 우려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리비아의 공급 증가 가능성도 가세하면서 시장은 좀처럼 하락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았다.
WTI는 이번 주에 약 6% 하락했고,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7.8% 하락하며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14개월 만에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편, 미국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8월30일로 끝난 한 주 동안 미국 원유 재고는 690만 배럴 감소했다. 이는 로이터 설문조사 결과인 100만 배럴 감소보다 훨씬 큰 것이지만 유가의 추가 하락을 제한하는 역할에 그쳤다.
리포우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디 리포우 사장은 CNBC에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에서 수요가 흔들리고 있고, 미국에서는 이제 휘발유 드라이빙 시즌이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감소하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으며, 이에 더해 미국과 유럽의 계절적 정제 유지 기간에 접어들면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들은 ”OPEC+의 이번 결정으로 4분기 원유 잔고가 하루 약 10만~20만 배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면서 ”중국의 수요가 개선되지 않더라도 재고가 크게 증가하는 것을 막기에는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