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향후 모든 아이폰 모델에 액정 디스플레이(LCD) 사용 중단을 결정함에 따라 일본 업체들이 막대한 타격을 입은 반면, 한국 삼성과 LG의 비중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3일 닛케이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이후 발매되는 모든 아이폰 모델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로 일본 패널 공급업체인 재팬 디스플레이(JDI)와 샤프가 애플 디스플레이 공급 업체서 제외될 전망이다.
JDI와 샤프는 약 10년 전 아이폰 디스플레이에서 70%의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애플이 프리미엄 모델에 OLED 디스플레이로 전환하면서 최근 아이폰 SE에만 LCD를 공급해 왔다.
애플이 이런 결정을 내리면서 기존 주요 OLED 공급처인 한국과 중국 기업의 점유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의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 OLED 디스플레이 시장의 약 절반을 점유하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는 약 30%, BOE는 약 2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의 BOE 테크놀로지 그룹과 한국의 LG디스플레이에 곧 출시될 아이폰 SE용 OLED 디스플레이를 주문한 상태다. 이에 따라 내년 출시될 예정인 SE 모델과 표준 아이폰 모델, 그리고 프리미엄 프로 모델도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예정이다.
이런 흐름은 최신 기술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정인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지난 2017년 발매한 아이폰X에 OLED 패널을 처음 사용한 이후 꾸준히 프리미엄 모델에 LCD가 아닌 OLED를 장착해 왔다.
영국에 본사를 둔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스마트폰용 패널 출하량에서 OLED가 LCD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애플이 아이패드 및 기타 제품에 첨단 OLED를 채택되기 시작하면서 애플의 LCD 구매율은 현저히 줄어들 전망이다.
한편 이로 인해 일본 제조업체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최근까지 일본 제조업체들이 애플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아이폰 판매 증가에 대응해 생산을 확대해 왔기 때문이다.
JDI는 한때 매출의 60%를 애플에 의존하는 등 샤프와 함께 연간 2억 대에 가까운 LCD를 공급해 왔다. 그러나 2023년에는 애플의 OLED전환으로 그 수치가 2천만 대 수준으로 떨어지며 급격한 과잉 생산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이로 인해 JDI는 지난 3월까지 10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며 자동차 애플리케이션용 LCD를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개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샤프는 지난 8월 TV용 대형 LCD를 생산하던 오사카 사카이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미에현 카메야마 공장의 생산량을 줄이는 등 LCD 사업을 급격히 축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