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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극우정당 충격적 승리…유럽 정치와 경제 뒤흔드나?

“AfD의 동부 독일 선거 압승, 이민자 문제와 경제 불안이 극우 지지 촉발”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09-02 09:28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동부 독일 주 선거에서 역사적인 승리를 거두며 유럽 정치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독일 극우 정당 승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극우 정당 승리. 사진=로이터

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선거 결과가 단순히 독일 국내 정치 변화를 넘어 유럽 전역의 정치적 흐름을 반영하는 중요한 사건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fD는 튀링겐주 33.4%, 작센주 31.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주 선거에서 승리하는 큰 이정표를 세웠다.

이는 기존 중도 정당들의 지지 기반이 유권자 신뢰를 잃고 급격히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결과다. 특히 현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사회민주당, 자유민주당, 녹색당의 득표율이 크게 하락한 점은 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한 독일 국민의 불신이 얼마나 깊은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선거 결과의 배경에는 독일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경제 침체와 인플레이션, 이민자 증가에 따른 사회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대한 불안 등이 유권자들의 불만을 키웠다.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연정은 출범 이후 일관된 정책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내부 갈등을 노출하며 유권자의 신뢰를 잃어왔다. 경제, 에너지, 이민,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 등 주요 정책 분야에서 혼선을 빚었고, 이는 정부 능력에 대한 의문을 품게 했다.

AfD의 승리는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포퓰리즘과 극우 정당의 부상을 반영한다. 이는 독일과 유럽의 대외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AfD는 반이민, 반EU, 친러시아 성향을 보여 이들의 영향력 확대는 독일의 대러시아 정책과 EU 내 역할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또한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더욱 강경한 노선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어 독일의 대중국 경제 협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중국 관계에서 AfD는 정부보다 더 강경하다. 중국의 인권 문제와 경제적 위협을 강조하며,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제한하고 전략적 의존도를 낮추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는 중국 기업의 독일 내 투자에 대한 심사가 더 엄격해질 수 있음을 암시한다.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제한하고, 기술 유출을 방지하는 조치가 강화될 수 있고,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른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독일과 중국 간 무역 및 투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자동차·화학·기계 등 독일의 주요 수출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극우 정당의 부상은 경제와 시장에도 불확실성을 가중할 것이다. 이민정책 강화와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은 노동 시장과 국제 무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경제 성장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민정책 강화는 노동력 부족 문제 심화를 초래할 수 있다.독일 경제연구소(IW)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독일의 숙련 노동자 부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연간 840억 유로에 달한다. 이민 제한은 이러한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독일 경제의 핵심인 수출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독일의 수출 의존도는 GDP의 약 41%에 달했으며, 무역 장벽 증가는 이러한 수출 주도 성장 모델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정책이 급변할 경우 투자자들의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2023년 독일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전년 대비 40% 감소했는데, 정치적 불확실성 증가는 이러한 추세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게다가 AfD의 반EU 성향은 유럽연합 내 독일의 역할과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으며, 이는 유럽 경제 전반에 영향력이 큰 독일의 비중을 감안할 때 EU 결속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 경제와 기업에도 이러한 변화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독일은 한국의 주요 교역국이자 투자 대상국으로, 독일의 정치적 변화와 그에 따른 경제정책의 변화는 한국 기업들의 유럽시장 진출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AfD의 성장이 독일의 정치 지형을 상당히 변화시키고 있지만, AfD가 직접 연정에 참여하거나 연방정부를 '뒤흔들' 정도의 직접적인 힘은 없어 보인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그들의 성공이 기존 정당들의 정책과 전략에 상당한 압박이 되는 건 분명하지만,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지는 더 지켜보자는 견해가 많다.

결론적으로, AfD의 승리로 대표되는 독일의 정치적 변화는 유럽 전역의 정치·경제·사회적 변화를 예고하는 중요한 사건이다. 이는 단순히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차원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향후 국제 정세와 경제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주시하며 적절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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