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의 승패를 가름하는 곳은 이른바 7개 경합주들이다. 그 가운데 펜실베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같은 ‘러스트벨트’에서 승리하려면 노동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AFL-CIO(미국 노동 총연맹 산업별 회의)에 따르면, 이들 주에서 유권자의 약 5분의 1이 노조 유권자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시각)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노동자들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처음으로 미국교사연맹(AFT)을 찾아 “노조가 강하면 미국도 강하다”며 당선되면 장기적으로 정체된 광범위한 노동 개혁 법안에 서명할 것을 약속했다.
그녀는 이번 주말 디트로이트를 방문해 전미자동차노조(UAW)와 대화한 후 피츠버그에서 바이든 대통령, 노조원들과 함께 노동절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러스트벨트 노동자들은 쉽게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 식품 상업 노동자 연합(UFCW) 마크 페론 회장은 "그녀가 내각에 임명할 사람들을 보기 전까지는 확신할 수 없다"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해리스 부통령이 최소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더 친 노동자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페론은 일례로 일론 머스크가 파업하는 노동자들을 해고한 것을 축하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언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중서부 경합주에서 노동자 표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팀스터스 회장인 션 오브라이언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초청해 연설을 하게 한 것도 그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하이오 주 상원의원인 JD 밴스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것 역시 노동자 계층의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함이었다.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가한 오브라이언은 팀스터스의 노조 지도부가 해리스 부통령과 만날 기회를 가질 때까지는 후보 지지를 보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애리조나 주의 마크 켈리 상원의원을 대신해 노동계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 캠프 매니저는 8월 메모에서 “카멀라 해리스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친노동자 정책을 계속 이어나갈 것을 약속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 지도자들은 그녀가 최근 수 십 년 동안의 대통령 가운데 노동자들에게 가장 우호적이었던 조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다고 보고 있다.
바이든-해리스 국가경제위원회의 부국장으로 일했던 세스 해리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50년의 노동운동 역사를 갖고 있다”며 “나는 그녀가 동일한 수준의 헌신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결국 남은 2개 월 동안 얼마나 노동자 표심을 얻을 지는 해리스 부통령 스스로가 해결해야할 과제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