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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미실현 자본이득세 지지 '파장'...실리콘밸리 뒤흔드는 '세금폭탄' 되나

“해리스의 대담하지만 무모한 세금 정책, 그 실체와 파장”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08-27 17:59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미실현 자본이득세 지지 발언이 실리콘밸리를 뒤흔들고 있다.

미실현 자본이득세, 쟁점으로 부상.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실현 자본이득세, 쟁점으로 부상. 사진=로이터


이는 미국 세금 정책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그 실체와 영향에 대해서는 과장된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고 최근 액시오스가 보도했다.
해리스가 지지한 정책의 핵심은 자산 1억 달러 이상의 초부유층을 대상으로 미실현 자본이득에 대해 최소 25%의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는 현재의 세금 체계에서 부유층이 실제로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이 정책이 실제로 시행될 경우, 추가적인 세수 확보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 여러 기관에서 추정한 바 있다.

美 재무부는 유사한 정책인 바이든 대통령의 '억만장자 최저 소득세(Billionaire Minimum Income Tax)' 제안이 향후 10년간 약 3600억 달러의 추가 세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으며,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펜 워튼 예산 모델(Penn Wharton Budget Model)은 같은 기간 동안 약 3390억 달러의 추가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추정치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해 보면, 재무부 추정으로는 연간 약 360억 달러, 펜 워튼 모델 추정으로는 연간 약 339억 달러의 추가 세수를 거둘 수 있다. 즉, 이 정책으로 인해 연간 340억 달러에서 360억 달러 사이의 추가 세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 수치를 전체 연방 세수와 비교해 보면, 2021년 미국의 총 연방 세수가 약 4조 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정책으로 인한 추가 세수는 전체 연방 세수의 약 0.85%에서 0.9%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추정치를 해석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정책 도입 시 납세자들의 행동 변화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상자들이 자산 구조를 조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응할 경우, 실제 세수는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고, 의회 통과 여부도 불확실하다.

또한, 이 정책의 실제 영향은 예상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창업자나 투자자들은 이 정책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며, 오히려 헤지펀드 매니저와 같은 초부유층이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비유동자산에 대해 완화된 규정이 적용될 예정이어서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런데도, 이 정책은 미국 세금 체계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미국은 미실현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았다. 이는 ‘가지고 있지 않은 돈에 대해 세금을 내는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이런 철학적 전환은 향후 세금 정책 방향성을 크게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

시장에 미칠 파장도 주목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대규모 자산 매각이나 기업공개(IPO) 시기 조정 등의 움직임이 있을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투자 전략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특히, 성장주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어, 기술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대선에 미칠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이 정책은 부의 불평등 해소라는 민주당의 핵심 의제와 맞닿아 있어,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

반면, 공화당과 보수층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아,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

해리스가 이 정책을 지지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부의 불평등 해소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면서, 동시에 재정 확보를 통한 복지 정책 강화의 토대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또한, 이는 민주당의 진보 성향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이런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정책의 구체화 과정을 주시하며, 포트폴리오 조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세금 효율적인 투자 전략 수립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특히, 성장주와 가치주 사이의 균형,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 등을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 기업들에도 이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은 현지 법인의 자산 관리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수 있다. 또한, 이런 세금 정책 변화가 글로벌 트렌드로 확산할 가능성에 대비해, 장기적인 재무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해리스의 미실현 자본이득세 지지 발언은 당장의 급격한 변화보다는 장기적인 정책 방향성의 전환을 예고하는 신호로 봐야 한다.

과도한 공포나 낙관 모두 경계해야 하며, 냉철한 분석을 통해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다. 이는 단순한 세금 정책 변화를 넘어, 자본주의의 새로운 모델을 모색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앞으로 추진 과정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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