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와 글로벌 산업 구조에 폭풍을 예고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녹색 동맹’ 구축과 급진 환경정책 추진이 새로운 바람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환경정책 변화를 넘어 미국 대선 판도와 글로벌 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상할 것 같다고 최근 액시오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리스의 환경정책 네트워크는 코르테즈 마스토, 부커, 허프먼 등 미 의회의 진보 성향 의원들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모든 사람을 위한 환경 정의법’ 등 진보적 환경정책의 추진 동력이 되고 있으며, 이런 움직임은 미국 내 에너지·자동차·제조업 등 주요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화석연료 산업 규제 강화와 재생에너지 육성 정책의 확대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기차(EV) 정책을 둘러싼 논란은 이런 환경정책과 산업 구조 변화 사이의 최전선에 서 있다. 이 논쟁의 핵심에는 두 가지 상반된 비전이 충돌한다.
한편으로, 환경보호청(EPA)이 제시한 2032년까지 신차 판매의 56%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와 해리스 부통령이 과거에 언급한 2035년까지 100% 무공해 차량 판매 공약이 있다. 이는 기후변화 대응과 친환경 산업 육성을 통한 경제 혁신을 추구하는 진보적 비전을 대표한다.
그러나 미국 연료 및 석유화학 제조업체(AFPM)로 대표되는 전통 에너지 산업계는 이런 정책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그들은 대규모 광고 캠페인을 통해 급진적인 전기차 전환 정책이 일자리 손실과 경제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약 39억 원(300만 달러) 규모의 광고를 통해 대선에서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애리조나·조지아 등 경합주에서 해리스가 가솔린 자동차 판매를 중단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두 입장의 충돌은 단순한 정책 논쟁을 넘어 미국 자동차 산업과 에너지 부문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이는 친환경 혁신과 경제적 안정성 사이의 균형, 기존 산업의 변화 속도와 새로운 기술의 도입 시기, 그리고 정부 주도의 정책과 시장 주도의 변화 사이의 적절한 조화점을 찾는 문제로 볼 수 있다.
이런 정책 논쟁은 단순히 미국 내 산업 구조 변화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재편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특히 중국의 전기차 산업이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정책 변화는 글로벌 경쟁 구도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런 변화는 한국 기업들에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제공한다. 바이든 정부하에서 한국 기업들의 대미 이차전지 투자가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해리스 정부의 출범은 이들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더 강화된 환경 정책은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를 증가시켜 한국 기업들의 시장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과 생산 능력이 미국의 정책목표 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 정부 지원과 협력 기회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동시에 새로운 도전도 예상된다. 해리스의 ‘그린 동맹’이 추진하는 급진적 환경정책은 더 엄격한 환경 기준과 규제를 도입할 수 있어, 한국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미국 내 생산 및 부품 조달 요구가 강화될 경우, 한국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할 수 있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정책 변화는 한국 기업들의 전략적 차별화에 새로운 과제를 제시할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단기적 충격을 넘어 장기적인 산업 구조 재편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투자자들도 정책 변화에 따른 산업의 구조 재편 가능성을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친환경 기업과 재생에너지 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와 함께 탄소 집약 산업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해리스의 ‘녹색 혁명’은 미국 정치와 글로벌 산업 지형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한국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공할 것이다. 기업들은 미국의 정책 변화와 글로벌 시장 동향을 잘 살펴 유연하고 전략적인 대응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술 혁신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 역시 변화의 흐름을 주시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녹색 경제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대세며, 이에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가 기업과 투자자들의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