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미국 국채 수익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을 하루 앞두고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이 수그러들면서 채권 매수세가 한풀 꺾였다.
기준물인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9bp 가까이 오른 3.862%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9bp 넘게 상승한 4.016%에 후반 거래됐다.
채권 수익률과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파월 의장 연설에 앞서 여러 연준 위원이 ‘점진적’이고 ‘체계적’ 금리 인하에 무게를 싣자 공격적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흔들리면서 국채 수익률 곡선 전반이 상승했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 툴(FedWatch Tool)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연준이 다음 달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100%로 반영했다. 그렇지만 9월 25bp 인하 가능성이 약 66%로 50bp 인하 가능성을 크게 앞섰다.
파월 의장 연설을 앞두고 미국 달러화도 과매도 인식 속에 한 달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시장 전반적으로 포지션 조정 움직임이 확산했다.
스와프 시장에서는 올해 연준이 약 100bp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베팅하고 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는 블룸버그에 “파월 의장이 통화정책 계단을 천천히 걸어 내려갈 것인지, 아니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실로 빠르게 내려갈 것인지를 암시할 것”이라면서 “파월이 엘리베이터보다는 계단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금리 인하를 지지하기 전에 더 많은 지표를 보고 싶다고 말하며 정책 완화에 대해 신중한 스탠스를 보였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와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점진적이고 체계적인’ 금리 인하 속도를 강조했다.
케임브리지 퀸스 칼리지의 모하메드 엘-에리안 총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이 지금 너무 많은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면서 “시장이 과도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다우존스가 설문 조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보다 약간 높았다. 이는 전일 미국의 비농업 고용 증가 규모가 대거 하향 조정된 데 이어 노동시장이 점진적으로 냉각되고 있음을 재확인시켰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