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의사록 발표와 23일로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채권 시장의 랠리를 주도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 후반 5bp 가까이 하락한 3.818%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약 7bp 하락한 3.998%를 기록했다.
채권 수익률과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7월 소매 판매 수치와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뒤 연준의 ‘빅스텝’ 금리 인하 기대감은 많이 수그러들었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 툴(FedWatch Tool)에 따르면 시장은 연준의 9월 금리 인하를 100%로 반영하고 있다. 50bp 인하 가능성은 지난주 53%에서 이날 32.5%로 하락했지만, 전일의 24%보다는 소폭 상승했다.
채권 트레이더들이 4년 만의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시장은 당장 21일 발표될 미국 노동부의 고용 통계 수정치 발표를 주목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올해 들어 3월까지 일자리 증가 규모가 당초 예상에 못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3월까지 미국의 고용 증가 규모가 현재 추정치보다 최소 60만 명 이상 적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최대 100만 명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JP모건체이스는 약 36만 개의 일자리 수가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고용 수정치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올 가능성이 크며, 이 경우 연준이 금리 인하에서 뒤처져 있다는 우려를 부채질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질 23일 파월 의장 연설은 9월 금리 인하 폭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알 다비 캐피털의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라시미 가르그는 CNBC에 "잭슨홀 미팅은 우리가 9월에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시장에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며 "다만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규모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가르그는 “다음 달 6일 고용보고서에서 노동시장이 크게 악화되지 않는 한 9월 25bp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10년물 수익률, 3%까지 하락 전망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폭과 무관하게 월가는 채권 시장 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이 순차적으로 3%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밥 미셸 JP모건 자산운용 글로벌 채권 책임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모두가 채권 시장에 진입할 방법을 찾고 있지만, 5~6%의 수익률로 채권을 매수하지 못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좌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고 머니마켓 수익률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돈이 (채권시장으로) 들어올 것”이라며 “10년물 수익률이 3% 또는 그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로 장기채보다는 주식과 중기 채권에 돈이 더 몰릴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웰스파고의 트레이시 맥밀리언은 “머니마켓펀드(MMF)의 과잉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현금 중 일부가 채권뿐만 아니라 주식 및 기타 자산으로도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맥밀리언은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가 아닌 4%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