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BMW가 지난달 유럽연합(EU) 전기차 판매에서 사상 처음으로 테슬라를 제쳤다.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컨설팅업체 자토 다이내믹스(Jato Dynamics)가 집계한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7월 BMW의 유럽연합 내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1만4869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5% 증가했다. 반면 테슬라의 판매량은 16% 감소한 1만4561대를 기록했다.
연간 누계 판매량 순위에서는 테슬라가 여전히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7월까지 테슬라의 누적 판매량은 17만8700대로 BMW의 9만7525대를 능가했다. 그렇지만 테슬라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감소했다. BMW의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EU 지역의 지난달 총 전기차 등록 대수는 13만9300대로 작년 동월 대비 6%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독일과 스웨덴을 포함한 국가들이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중단하거나 축소한 이후 유럽에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냉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제조를 줄이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EU 최대 자동차 회사인 폭스바겐은 이달 들어 전기차 수요 감소로 인한 시장 둔화로 독일 공장의 생산을 줄이고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또한 새로운 전기차 모델 출시 연기 가능성도 시사했다.
자토 다이내믹스의 펠리페 무뇨스 애널리스트는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축소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소비자들에게 계속해서 장벽이 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요인들이 전기차의 낮은 잔존 가치와 함께 7월 전기차 판매 감소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다만 BMW는 i4와 iX1을 포함한 전기차 모델에 대한 견고한 수요로 메르세데스 벤츠와 아우디의 경쟁 모델보다 더 많은 월간 판매량을 기록했다. 테슬라의 모델Y는 전기차 중에 상반기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렸지만, 출시된 지 4년이 지나면서 7월 월간 판매량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뉴욕 주식 시장에서 5.65% 급락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