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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부동산 없는 월즈의 ‘텅 빈 포트폴리오’, 美 정치 패러다임 변화 예고

“정치인 재무 투명성 새 모델, ‘주식·부동산 전무’...유일 자산은 연금”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08-09 08:26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월즈의 파격적 재무 상태가 정치인 윤리 기준 재정립을 촉발하고 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의 ‘텅 빈 포트폴리오’가 미국 정치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 같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청렴의 상징으로 부상하는 월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청렴의 상징으로 부상하는 월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 사진=로이터

그는 주식, 부동산 등 개인 투자 자산이 없고, 교사 연금을 포함한 국가 연금만 보유한 특이한 자산 형태를 가지고 있다. 도서 계약도 없고, 연설료도 없고, 암호화폐도 없고, 경마에 관심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도 없다. 부부는 주지사 저택으로 이사한 후 미네소타 주 맨케이토의 집을 30만4000 달러 이하의 가격에 팔았다. 일부 외신은 월즈 주지사 부부의 순자산이 100만 달러(13억8000만 원)에 못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일반 중산층 재산 수준보다 조금 높은 것으로, 이들이 동질감을 충분히 나눌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월즈의 특이한 재무 상태는 정치인의 윤리와 투명성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정치계 전반에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고 8일(현지시각) 액시오스는 보도했다.
월즈의 이런 처신은 그가 하원의원 시절 주도적으로 도입한 STOCK법(의회 내부자 거래 방지법)과 맥을 같이 한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선택을 넘어 정치인의 재무적 이해관계와 정책 결정 사이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런 접근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 공화당 후보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트럼프의 경우 대통령 재임 중에도 사업 이익과 정책 결정 사이의 이해충돌 논란에 자유롭지 못했다. 반면, 월즈의 ‘텅 빈 포트폴리오’는 이러한 논란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동시에, 정치인의 청렴성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미국 사회에 여러 가지 함의를 던진다. 첫째, 정치인의 재산 증식에 대한 대중의 인식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 그간 미국에서는 정치인의 재산 증식이 어느 정도 용인되어 왔으나, 월즈의 사례는 이에 대한 재고를 요구한다. 둘째, 정책 결정의 독립성과 투명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 개인적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정치인의 등장은 정책 결정 과정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접근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 극단적 재산 포기가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정치 참여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또한, 재산이 없는 정치인들이 오히려 정치 자금의 필요 때문에 외부 영향력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월즈의 행보는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치인들의 투자 행태 변화가 예상되며, 이는 정치인 관련 주식의 변동성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기업들의 정치인 대상 로비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들의 반응도 주목된다. 월즈의 청렴성에 대한 높은 평가가 예상되나, 동시에 재산 증식이 없는 정치 행보에 대한 양면적 평가도 가능하다. 이는 미국 사회에 만연한 ‘아메리칸 드림’과 정치인의 윤리성 사이의 균형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월즈의 포트폴리오 공개가 이슈가 되면, 향후 정치권에서는 재무 공개 기준 강화 움직임이 예상되며, ‘텅 빈 포트폴리오’ 모델의 확산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 이는 정치인-기업 간 관계의 재정립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정치 자금 조달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런 변화는 관련 산업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치인 재무 관리 및 자문 서비스, 정치 투명성 관련 기술 기업, 윤리 경영을 강조하는 기업의 이미지 제고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월즈의 ‘텅 빈 포트폴리오’는 미국 정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한다.

만약, 월즈의 이 뉴스가 미국의 저소득층의 표심을 자극할 경우, 초박빙의 대선에서 민주당이 유리할 수 있는 정치 지형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그간 고착화된 ‘엘리트 정당’ 이미지 탈피와 서민 친화적 이미지 강화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월즈의 처신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유권자들의 반응과 다른 정치인들의 대응, 그리고 전반적인 선거 캠페인의 진행 양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단순히 개인의 선택을 넘어 정치인의 윤리, 정책의 독립성, 그리고 미국 사회의 가치관 변화를 포괄하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다른 정치인들의 반응과 유권자들의 평가가 이런 변화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도 있어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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