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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표류하던 테슬라 ‘멕시코 기가팩토리’, 결국 물 건너가나

김현철 기자

기사입력 : 2024-07-25 11:17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테슬라가 당초 밝힌 것과 다르게 계속 지연되면서 우려를 낳았던 테슬라의 멕시코 전기차 조립공장 신축 계획이 결국 사실상 백지화된 것으로 보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멕시코 기가팩토리6 신축 계획을 보류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머스크 CEO는 오는 11월로 예정된 차기 미국 대통령선거가 끝난 뒤 다시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혔으나 공화당 대선후보로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그동안 추진해온 전기차 육성 정책을 백지화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멕시코 공장 신축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머스크 “멕시코 기가팩토리6 신축, 11월 대선 후 다시 판단해볼 생각”

멕시코 북동부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소재 테슬라 기가팩토리6의 완성도. 사진=테슬라이미지 확대보기
멕시코 북동부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소재 테슬라 기가팩토리6의 완성도. 사진=테슬라


24일(이하 현지시각) 폭스뉴스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날 열린 테슬라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멕시코 기가팩토리6 신축 계획을 현재 보류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11월 대선이 끝난 뒤 전반적인 상황을 보고 다시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머스크의 이같은 입장은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멕시코에서 조립된 자동차에 대해 100∼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머스크는 기가팩토리6 신축 계획을 보류한 배경과 관련해 “트럼프 후보가 멕시코에서 생산된 자동차에 높은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혀왔다”면서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 멕시코에 대규모 투자를 벌이는 것은 현재로서는 말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멕시코 공장 신축 문제를 다시 따져보겠다는 얘기다. 머스크는 트럼프 후보에 대한 전면적인 지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다.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머스크가 밝힌 입장에 대해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머스크는 기가팩토리6 신축 계획 보류의 이유로 트럼프 후보가 멕시코에서 조립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점을 언급했다”면서 “머스크는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실제로 승리해 이 공약이 구체화될 경우 멕시코 공장의 수익성이 확보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지난해 3월 발표된 멕시코 기가팩토리6 신축 계획, 아직도 표류

멕시코 기가팩토리6은 중국 상하이의 기가팩토리3과 독일 베를린 인근의 기가팩토리4에 이은 테슬라가 세 번째 해외공장으로 짓기로 한 전기차 생산시설로 테슬라가 지난해 3월 처음으로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공장은 멕시코 북동부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에 부지가 확보돼 지난해 하반기부터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됐으나 그동안 거듭해 착공 일정이 늦춰져왔다.

사무엘 가르시아 멕시코 누에보레온 주지사는 지난해 7월 “환경영향평가를 비롯해 공장 건축과 관련된 모든 절차에 대한 검토가 끝났고 승인도 이뤄졌다”고 밝혀 바로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었으나 해를 넘겨 아직까지 착공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려왔다.

지난 2월 가르시아 주지사가 “늦어도 다음달까지 기가팩토리6 공사에 들어갈 것을 테슬라 측에 요청했는데 아직 답을 들은 바 없다”며 착공을 재촉한 바 있다.

현재 테슬라 기가팩토리는 미국에서 3곳, 해외에서 두 곳이 가동되고 있으며 미국에 위치한 공장은 지난 2016년부터 조업에 들어간 기가팩토리1(기가 네바다), 뉴욕주 버팔로에 있는 기가팩토리2(기가 뉴욕), 가장 최근 만들어졌고 테슬라 본사가 위치한 텍사스주 오스틴의 기가팩토리5(기가 텍사스)다.

해외 공장은 중국의 기가팩토리3(기가 상하이), 독일의 기가팩토리4(기가 베를린) 등 두 곳으로 멕시코 공장이 기가팩토리6으로 추가될 예정이었다.

◇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머스크 발언,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


한편,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머스크의 발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기가팩토리6 신축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머스크의 2분기 실적발표회 발언 소식이 알려진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내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비용은 매우 높은 수준”이라면서 “머스크의 발언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뭔가 다른 사업적인 대안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선거 때가 되면 많이 떠들썩해지고 레토릭도 난무하고 여러 가지 말들도 많아진다”면서 “그러나 선거가 끝나고 나면 다시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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