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재판매 10척 ‘사상 최대’… 중동 전쟁 속 131만 톤 쏟아내며 차익 실현
‘수요 둔화·러시아 PNG·전략 비축’ 3각 편대로 고점 매수 거부하며 시장 주도
아시아·유럽 가격 상단 결정하는 ‘스윙 서플라이어’로 부상… 한국 수급 영향 주목
‘수요 둔화·러시아 PNG·전략 비축’ 3각 편대로 고점 매수 거부하며 시장 주도
아시아·유럽 가격 상단 결정하는 ‘스윙 서플라이어’로 부상… 한국 수급 영향 주목
이미지 확대보기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Oilprice.com)는 지난 1일(현지시각) 중국이 올해 들어 131만 톤에 달하는 LNG를 재판매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단순한 에너지 소비국을 넘어 글로벌 LNG 가격의 상단을 결정하는 '전략적 트레이딩 국가'로 진화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LNG를 '자산'으로 만든 중국의 3단 구조: 수요 감소·대체 공급·전략 비축
중국이 글로벌 가스난 속에서도 ‘에너지 여유’를 과시할 수 있는 배경은 치밀하게 구조화된 수급 전략에 있다.
첫째, 내부 수요의 하향 안정화다. 중국 내 경기 둔화와 산업 가동률 저하로 인해 자체 가스 소비가 주춤해진 것이 재판매의 여력을 만들었다.
둘째,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가스(PNG)의 뒷받침이다. 해상 LNG보다 저렴하고 안정적인 러시아산 PNG 수입을 늘리고, 국내 가스 생산량을 확대한 것이 LNG 의존도를 낮추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셋째, 영리한 재고 운영이다. 케플러(Kpler)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중국의 LNG 비축률은 51%에 달한다. 넉넉한 곳간을 바탕으로 현물가가 낮을 때 사서 높을 때 파는 ‘트레이딩 자산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의 LNG 수입량은 약 370만 톤으로 2018년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나 급감한 수치다. 비싼 값에 사지 않고, 오히려 비싼 값에 되파는 실리주의가 통계로 입증됐다.
'카타르 쇼크'가 불러온 80% 폭등… 중국이 유럽-아시아 경쟁 완화
주목할 점은 중국의 재판매가 글로벌 시장의 '완충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통상 유럽이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하기 위해 LNG를 빨아들이면 아시아 가격이 동반 폭등한다. 하지만 중국이 구매 경쟁에서 빠지고 오히려 물량을 내놓으면서, 한국·일본·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수급에 숨통을 틔워주고 유럽과의 과도한 가격 경쟁을 억제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131만 톤이라는 물량은 전체 교역량 대비 비중은 작지만, 가격 결정 구간(Spot Market)에서는 시장의 향방을 가르는 결정적 한 방이 되고 있다.
중국은 이제 '단순 수요자'가 아닌 '가격 결정자'
에너지 업계와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러한 행보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고 분석한다. ICIS의 왕원다 분석가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현재 다른 국가와 비싼 화물을 두고 다툴 이유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다만 이러한 '중국 무적론' 뒤에는 리스크도 도사리고 있다. 러시아 PNG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진 상황에서 지정학적 구도가 변하거나, 올겨울 혹한으로 중국 내 수요가 급증할 경우 중국은 순식간에 다시 '블랙홀'처럼 물량을 빨아들이는 수입자로 돌변할 수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가스 시장의 향방을 가늠을 위해 세 가지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
첫째, 중국의 재진입 시점이다. 중국이 재판매를 멈추고 수입으로 급선회하는 순간이 가격 폭등의 트리거(Trigger)가 될 수 있다.
둘째, 유럽의 재고 충전 속도다. 유럽과 중국의 수급 균형이 깨지는 지점이 올 하반기 가스 요금의 기준점이 된다.
셋째, 러시아 PNG 공급 안정성이다. 파이프라인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중국의 LNG 재판매는 즉각 중단될 수밖에 없다.
중국은 LNG 시장에서 가격의 상단을 누르는 '스위치' 권력을 쥐게 됐다. 한국 정부와 에너지 공기업 역시 중국의 재판매 동향을 단순한 시장 지표가 아닌, 국가 에너지 안보의 핵심 변수로 상시 모니터링해야 할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