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AI) 구동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다.
일본·대만·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데이터센터 유지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데이터브리지 마켓리서치’ 자료를 보면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시장 규모는 2029년 4225억50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연평균 43.5%씩 성장한다는 계산이다.
특히 데이터 주권에 대한 인식 확산으로 최근 동남아 국가에서도 데이터센터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닛케이가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데이터를 분석한 보도에서도 동남아 6개국의 데이터센터는 전력 소모량 기준으로 향후 3~5년 사이 4185MW(메가와트)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의 1708MW 수준보다 145%나 증가하는 셈이다. 같은 기간 중국의 데이터센터 예상 증가율 60%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다.
생성형 AI 분야의 급속한 확산과 건설 경기 호조로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AI 반도'라는 별칭을 가진 말레이시아의 경우 동남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지난 3일 완공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프린스턴 디지털 그룹이 주도한 데이터센터다.
엔비디아도 말레이시아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놓았다. 말레이시아의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는 2021년 이후 3년간 1147억 링깃(약 34조원)에 이른다.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함께 자국에 첨단 디지털 관련 투자를 하는 기업에 각종 세금을 우대해준 결과다.
인도네시아나 태국·베트남 등도 데이터센터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개인정보와 기업의 기밀정보 등을 자국 안에서 관리하기 위해 개인정보보호법 제정도 진행 중이다.
일본 정부도 라인야후 정보 유출 사태 이후 데이터 주권을 강조하고 있다. 2027년까지 29곳의 데이터센터를 확충할 예정인 한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건설비용 증가와 전력 조달 문제 등의 변수로 계획 물량을 달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AI 시대를 위한 인프라 투자를 정부가 주도해야 하는 이유다.
김종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85kimj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