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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해킹사태 분쟁조정금 책정, 보상내역 보고 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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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이재현 기자
최근 통신업계에서 발생한 해킹 사태의 후폭풍으로 정부와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이하 위원회)가 피해자들에게 수십만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기업들은 이를 거부하면서도 '너무하다'는 입장이다. 사고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자체적으로 진행한 보상안이 무시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해킹 사태가 발생한 SK텔레콤(이하 SKT)은 고객들에게 사죄하고자 전 고객 유심 무료 교체와 요금 50% 할인, 각종 프로모션을 통한 서비스 제공 등의 보상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하지만 위원회의 결정에는 이 같은 노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SKT는 조정안을 거부했다.

통신 업계에서는 억울하다고 할 만하다. 단순히 보여주기식으로 쿠폰만 뿌린 쿠팡과 달리 실질적으로 수천억 원의 비용을 들여 보상한 기업에 별도 배상금을 책정하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SKT가 이를 받아들였다면 판례가 남았을 것이다. 이는 SKT 하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통신사와 기업들에도 통용될 수 있다는 것.

문제는 이 같은 판례가 남는다면 기업들은 해킹 사고가 발생해도 '신고'보다는 '은폐'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1000억 원이 넘는 과징금과 수조 원 단위의 분쟁조정금까지 떠맡는다면 실적 악화보다 양심을 버릴 가능성이 크다.
기업에서 문제가 발생해 국민에게 피해를 입힌 것에 대한 과징금이나 분쟁조정금을 책정하는 것은 할 수 있다. 다만 실질적으로 어떠한 보상을 얼마만큼의 고객이 받았는지 평가하는 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약 옥죄기만 한다면 향후에는 불신만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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