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 하락해 소비자들의 전기차 접근성이 더 높아져야 한다."
박세영 노무라금융투자 본부장은 23일 오전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회 SNE리서치 배터리데이'에서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 극복을 위한 필수 요건을 제시했다. 그는 원가 하락, 다양한 전기차 모델 출시, 배터리 성능 향상, 보조금 정책 확대 등을 캐즘 극복 키워드로 꼽았다. 그는 "전기차 대부분이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해 20~30%가량 비싸다"며 "가격이 많이 내려가고 있지만, 여전히 가격이 높은 상태"라고 했다.
이어 "자동차 완성차 업체들이 소비자에게 더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선보여야 한다"며 "여기에 전기차 주행거리, 충전 편의성, 안전성 등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시장도 사이클이 있다. 이를 인지하고 이에 맞는 투자 전략,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원가 경쟁력 강화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기업들이 공급 측면에서 많이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캐즘 극복 시기는 내년 하반기로 전망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설비투자 금액이 줄어드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SK온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SK온은 설비투자에 2022년 5조원, 2023년 7조원을 집행했다. 올해에는 7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계획되어 있다. 하지만 내년에는 이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2~3조원 규모의 투자가 예정되어 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설비투자 지출 추이"라며 "어느 사이클이든지 투자비가 최저점에 왔을 때 다시 사이클이 돌아서는 시점"이라며 "내년 하반기쯤 캐즘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영업이익에 반영하고 있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는 그대로 보존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