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의 실질 가치가 1970년대 이후 최저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1일 '엔화 약세 장기화의 원인' 보고서를 통해 "최근 일본의 엔화 가치는 전후 경험하지 못한 수준까지 하락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은 지난 5월 말 기준 64.45(2020년=100, 27개국 고려 기준)를 기록해 1970년대 이후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상대국 화폐보다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나타내는 환율로 기준 시점과 현재 시점 간의 상대적 환율 수준을 평가해 수치가 100을 넘으면 기준 연도 대비 고평가,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됐다고 간주한다.
일본 엔화는 1973년 변동환율제 도입하기 이전 유지했던 고정환율 달러당 360엔보다도 엔저 상태다.
한구금융연구원은 △2011년 이후 무역수지 적자 급증 △동일본 대지진 발생 △아베노믹스에 의한 양적 금융완화 등 세 가지 사건이 역대급 엔저의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각국 중앙은행은 금융완화정책을 실시하고, 재정지출을 확대하면서 시중 통화량이 급증한 것도 역대급 엔저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미국과 일본간 금리차 확대가 근본적인 엔화 약세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일보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시장개입에 나서고 있지만 있지만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시장에서 형성된 기조를 바꾸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병관 한국금융연구원 부장은 "달러 매입, 엔 매도 개입은 시장에서 엔화를 빌려 달러화로 바꾸기 때문에 얼마든지 무제한으로 할 수 있는 반면 달러 매도, 엔 매입 개입은 외환보유액 감소를 초래한다"면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상황임을 감안할 때 투기적인 엔 매도가 시작될 경우 일본 가계의 자본이동이 본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