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만드는 로봇으로 화제를 모았던 '피규어 01'이 이번엔 BMW 공장에 등장해 자동차 조립에 투입됐다. 픽셀을 동작으로 변환하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스스로 움직이며 작업하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다.
8일(현지시간)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에 따르면 미국 로봇 기업 피규어는 지난 1월 BMW와 계약을 맺고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01'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르탄버그 BMW 공장에 배치했다.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 '피규어 01'은 차체 조립 공정에 참여해 부품을 운반하고 조립하는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피규어 01'은 완전 자율주행 기능을 갖춰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인다. 이는 픽셀을 동작으로 변환하는 AI 신경망 기술 덕분이다.
BMW뿐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도 최근 앱트로닉의 아폴로 로봇을 생산 라인에 투입하는 등 자동차 업계의 로봇 활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피규어 01'은 키 1.6m, 몸무게 60kg의 완전 전기 로봇으로, 최대 20kg까지 물건을 들 수 있으며 한 번 충전으로 5시간 동안 작동한다. 판금 취급, 차체 공장 작업, 창고 관리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피규어는 12~24개월간의 훈련을 통해 '피규어 01'이 각 작업에 필요한 정밀한 기술을 익히도록 할 계획이다. 로봇의 카메라가 수집한 데이터는 오픈AI의 비전 언어 모델을 통해 분석되고, 이를 기반으로 로봇은 정확하고 섬세한 동작을 수행한다.
피규어는 궁극적으로 10억 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관리하는 글로벌 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미국에는 안전하지 않거나 기피되는 일자리가 약 1000만 개에 달하는데, 인구 고령화로 인력난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로봇 자동화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피규어는 강조한다.
2022년 설립된 피규어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테슬라, 구글 딥마인드 등 유수 기업 출신 인재들을 영입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피규어 01'은 2023년 중반 기본적인 자율 기능을 선보인 후, 연말까지 적응형 학습 능력을 개선해 올해 초 BMW 공장에 성공적으로 투입됐다.
피규어는 테슬라, 케플러, 유니트리, 보스턴 다이내믹스 등과 함께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피규어 01의 BMW 공장 투입은 로봇이 단순 반복 작업을 넘어 정밀한 자동차 조립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향후 제조업 분야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활용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