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자산운용사인 뱅가드는 이달 일본은행(BOJ)의 정책 변화가 일본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일본 엔화가 달러당 170엔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일(현지시각) 뱅가드의 국제 금리 책임자인 알레스 쿠트니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일본은행은 오는 3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현재 매월 약 6조 엔(370억 달러)인 채권 매입 규모를 삭감하는 계획의 세부 사항을 발표하기로 한 바 있다.
엔화는 이날 달러 대비 161엔대로 추락하면서 연일 근 38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올해 들어 12% 넘게 하락한 가운데 일본은행의 개입과 국채 매입 축소 압력도 커지고 있다.
1조7000억 달러의 액티브 운용 펀드를 관리하는 쿠트니는 "7월 정책회의에서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 규모가 월 5조5000억엔 또는 5조 엔으로 줄어든다면 시장은 달러/엔 환율을 170엔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쿠트니는 일본은행이 국채 매입 규모를 소폭 줄이는 데 그칠 경우 시장을 실망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행의 채권 매입 축소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해 일본 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보였다. 10년물 일본 국채 금리는 올해 약 40bp 상승하며 1%를 넘어섰다.
그렇지만 여전히 일본의 국채 금리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훨씬 낮게 유지되면서 엔화 약세 압력이 되고 있다.
쿠트니는 일본은행이 채권 매입을 줄이고 금리를 다시 인상하는 등 공격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중앙은행이 두 가지 중 하나라도 실망시키면 달러/엔 환율이 나아갈 방향은 하나뿐”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이코노미스트 중 3분의 1만이 일본은행이 동시에 두 가지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했다.
쿠트니는 4월 말과 같은 대규모 엔화 매수 개입이 반복된다 해도 일본은행의 긴축 조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엔화 가치 하락을 늦추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큰 폭의 금리 인상이나 금리 인상 및 양적 긴축에 대한 약속이 수반되지 않는 개입이 단행된다면 그것은 단지 달러 매수 기회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