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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약세 심화에 전문가들 “日 개입, 165엔이 분수령”

이수정 기자

기사입력 : 2024-06-28 05:56

2024년 6월 27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 엔화에 대한 미국 달러의 환율을 보여주는 외화 표시판을 지나가는 행인이 보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6월 27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 엔화에 대한 미국 달러의 환율을 보여주는 외화 표시판을 지나가는 행인이 보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달러/엔 환율이 160엔을 뚫고 거의 38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엔화가 달러 대비 165엔까지 하락할 경우 일본 당국의 개입이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27일(현지시각)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증권과 씨티그룹 등은 일본 정부가 달러/엔 환율이 165엔에 도달하면 개입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한때 160.86엔까지 상승하며 1986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 약세가 심화하자 일본 정부 당국의 개입 가능성도 커진 가운데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26일 엔화 약세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BofA 증권은 일본 정부가 164~164.50엔 사이에서 개입할 수 있다고 보면서 일본 정부의 개입 마지노선을 165엔으로 전망했다.

BofA의 수석 일본 외환 전략가인 야마다 슈스케는 "환시 개입이 엔화 하락세를 둔화시킬 수 있고 당분간 달러/엔 환율을 165엔 이하로 낮출 수 있다“면서 ”다만 펀더멘털과 구조적 자본 유출을 바꿀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슈스케는 일본 재무성이 28일 발표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다음 달 1일 발표될 일본 기업경기실사지수인 단칸(단기경기관측) 서베이를 주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日 정부, 개입 실탄 확보...문제는 속도


씨티그룹 외환 전략가들은 14일 자 보고서에서 일본 정부가 165엔 부근에서 개입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씨티는 일본 정부가 엔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2000억~3000억 달러의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일본 정부는 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4월 말과 5월 초에도 약 9조8000억 엔(약 610억 달러)을 시장 개입에 투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 일본 정부의 대규모 개입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로 인해 엔화 약세를 막는 효과는 제한적 이었다.

미즈호증권의 오모리 쇼키 수석 데스크 전략가는 "다음 개입 시기와 규모가 달러/엔 환율 자체보다 더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고질적인 것으로 판명될 경우 28일 미국의 5월 PCE 가격지수가 발표된 후 개입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오모리는 "솔직히 엔화 약세가 일본의 존재감 약화를 상징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RBC 캐피털 마켓의 아시아 외환 전략 책임자인 앨빈 탄은 "아직은 실제 개입이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엔 환율의 변동성이 지난 몇 주 동안 특별히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엔 환율의 내재 변동성은 9 미만으로, 4월 말 개입 당시의 11보다 낮다고 말했다.

탄은 "일본 정부는 엔화 환율 하락 속도와 변동성에 대해 더 우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당국이 지키려고 하는 정해진 레벨은 없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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