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14일(현지시간) 통화정책결정회의를 통해 장기 국채 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방침을 결정했다. 7월 하순 회의에서 향후 1~2년간의 구체적인 축소 계획을 확정하고, 이르면 올 여름부터 보유 국채 잔액을 줄여나갈 전망이다. 다만, 정책금리인 단기금리는 0~0.1%로 동결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 폐지에 이은 추가적인 통화정책 정상화 조치로, 사실상 양적 긴축(QT)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BOJ는 7월 회의까지는 기존과 동일한 월 6조 엔(약 52조 원)규모의 국채를 매입하고, 이후 시장 상황을 고려하여 매입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나갈 계획이다.
BOJ는 이번 결정에 따라 채권시장 참여자들과의 회의를 통해 시장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감액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BOJ는 2013년부터 대규모 국채 매입을 통해 시중에 돈을 풀고 경기를 부양하는 '이차원 완화 정책'을 시행해왔다. 하지만 이로 인해 BOJ의 국채 보유 잔액은 급증하여 2023년 말 기준 581조 엔(약 5070조 원)에 달하며, 발행 잔액 대비 보유 비중도 54%에 이르렀다. 이는 미국 연준(20% 미만)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시장 기능 저하와 금융 불균형 심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를 표명해왔으며, 이번 결정은 그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진적이고 신중한 접근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결정에 대해 시장에서는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향후 금리 상승과 엔화 강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BOJ는 앞으로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경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정책 운영에 나설 방침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