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지역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기술 분야의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3일(현지 시각) 구글은 싱가포르에 네 번째 데이터센터가 완공됐으며, 이에 따라 싱가포르에 투자한 금액이 50억 달러(약 6조8000억 원)로 늘었다고 밝혔다.
구글은 현재 500명 이상이 싱가포르 데이터센터에서 근무 중이며, 데이터센터를 통해 구글 지도 등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구글은 지난달 30일 말레이시아에도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시설 건설 등을 위해 20억 달러(약 2조 7000억 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동남아 진출 열풍은 구글 뿐만이 아니다. 로이터, 블룸버그 등 외신들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도 최근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클라우드·AI 인프라에 향후 4년 동안 각각 22억 달러(약 3조 원) 및 17억 달러(2조3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도 태국과 말레이시아에 각각 50억 달러(약 6조8000억원) 및 60억 달러(약 8조 16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힌 데 이어, 5월 초에는 싱가포르의 클라우드 인프라 확장에 4년간 120억 싱가포르달러(약 12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애플의 팀 쿡, MS의 사티아 나델라, 엔비디아의 젠슨 황 등 유력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동남아 방문도 늘고 있다.
이러한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진출은 동남아 지역이 인도와 베트남 등에 이어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생산 기지이자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수만 약 6억7500만명에 달하는 동남아 지역은 10대~20대 젊은 층이 AI 등 신기술에 관심이 많은 데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구매력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중국을 대신할 새로운 공급망 및 시장을 찾는 중인 빅테크 기업들의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했다.
또한, 동남아 각국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고, 관련 인력 양성도 활발한 점도 빅테크 기업들의 이목을 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미국 기업에 적대적으로 변하고, 인도도 정치적으로 다루기 어려워지면서 동남아의 시간이 오고 있다”라며 “실리콘밸리는 동남아의 기업친화적 정권, 빠르게 성장하는 인재풀, 소득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고 평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