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선박 수출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중국을 추월하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3일 글로벌이코노믹이 한국무역협회가 제공하는 한국(관세청)과 중국(해관)의 품목별 수출입 통계를 활용해 상선(주로 화물선, HS코드 8901 기준) 수출 통계를 비교해본 결과, 올해 1~4월 한국 수출액은 70억5900만 달러, 중국은 131억2200만 달러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에서 20억 달러에 육박하는 수출 실적을 올렸으나, 중국도 통계를 발표할 예정이라 차이를 줄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선박 수출은 2008년, 2012년, 2018년에 각각 중국에 뒤졌다가 이듬해 역전했으나 2021년(한 167억5600만 달러, 중 191억5400만 달러)과 2022년(한 152억5900만 달러, 중 192억700만 달러), 2023년(한 167억1500만 달러, 중 251억1200만 달러)로 3년 연속 뒤처지고 있다. 특히 해가 갈수록 수출액 격차도 커져 2021년 약 30억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약 90억 달러까지 벌어졌다. 올해 1~4월 기간에도 중국이 한국을 약 60억 달러 앞서고 있다.
통상 조선업 시황의 호·불황을 결정하는 3대 지표는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가 매월 발표하는 수주량과 수주잔량, 인도량이다. 클락슨리서치의 3대 지표는 수주 직후부터 미래 시점을 추정하는 근거로 활용되는데, 한국은 이미 클락슨리서치의 3대 지표에서 중국에 뒤지고 있다.
수출액은 각각 관세법에 따라 관세선(수출 신고)을 통과한 것이 통계에 잡히기 때문에 앞서 수주한 선박이 판매 완료됐는지의 결과를 나타낸다. 클락슨리서치가 제공하는 선박 인도량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내수 경기 둔화에 따른 생존 활동의 일환으로 중국 조선업체들은 적극적으로 수출 선박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의 산업구조 개편을 통해 중소 조선사를 통폐합해 대형화하는 한편,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기술을 키우는 등 생산 규모에 못지않은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것도 한몫했다.
한국은 HD한국조선해양 산하 3사(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이 수출을 주도하는 등 중국과 외로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 산업계가 수출에 주력하면서 선박 수출에서도 중국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전기자동차와 철강, 철도차량 등과 같은 세계시장 과점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한국이 견제하겠지만, 양과 질 양공 전술을 구사하는 중국의 압박에 대응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