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월가 헤지펀드 억만장자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30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월가 주요 인사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가운데 애크먼 회장의 생각을 전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FT는 올해 공화당의 예비 경선에서 니키 헤일리 등을 지지했던 애크먼이 자신이 소액 투자자로 있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X를 통해 트럼프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애크먼에 앞서 지난주 월가 억만장자인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최고경영자(CEO)도 변화를 위해 트럼프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슈워츠먼은 미국에서 반유대주의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FT는 2021년 1월6일 미국 국회의사당 공격 이후 트럼프에게 등을 돌렸던 월가 기부자들이 다시 트럼프 지지에 나서는 것은 세금을 인하하고 정부 규제를 없애겠다는 트럼프의 공약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사모펀드 경영진들이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반독점 의제가 딜메이킹을 억제했다고 주장하는 등 월가 경영진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규제를 과도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해 기금을 모금한 키 스퀘어 그룹 설립자인 스콧 베센트는 “월가는 확실히 트럼프 쪽으로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슈워츠먼의 트럼프 지지는 “결정을 망설이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분명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의 한 투자 은행가는 트럼프에 대한 지지가 높아지는 것은 그가 백악관 탈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자신감이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 은행가는 “월가는 항상 승자를 뽑기를 원하고 대부분의 사람은 트럼프가 이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비선거에서 헤일리 후보에게 기부했던 시타델의 설립자 켄 그리핀을 비롯한 다른 억만장자 기부자들은 현재 여전히 방관하고 있다.
그리핀은 러닝메이트 후보로 누가 지명되느냐에 따라 트럼프를 지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헤일리의 캠페인에 1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한 기술 벤처 자본가 키스 라부아는 FT에 트럼프 지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지만 “바이든에게 투표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