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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블루 아카이브' 백귀야행 1장, 서사 속 '아이러니'의 묘미

넥슨, 메인스토리 '백화요란'편 업데이트
신규 캐릭터 유카리·렌게·키쿄 등 등장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4-05-17 10:48

넥슨 '블루 아카이브'에 최근 새로운 메인 스토리로 '백화요란'편 1장이 업데이트됐다. 캐릭터는 '카데노코지 유카리'. 사진=넥슨이미지 확대보기
넥슨 '블루 아카이브'에 최근 새로운 메인 스토리로 '백화요란'편 1장이 업데이트됐다. 캐릭터는 '카데노코지 유카리'. 사진=넥슨

넥슨의 수집형 모바일 RPG '블루 아카이브'는 국산 모바일 RPG로선 이례적일 정도로 일본 시장에서 광범위한 팬덤 구축, 장기 흥행에 성공한 게임이다. 이러한 흥행을 이끈 가장 큰 차별점으로 독특한 세계관과 다양한 캐릭터, 짜임새 있는 이야기 등 '서사성'이 손꼽힌다.

블루 아카이브 한국·글로벌 서버에 최근 공개된 메인스토리 Vol.5 '백화요란'편 1장 '피어나길 바라는 꽃망울처럼'은 이러한 블루 아카이브의 강점이 잘 드러났다. 일본을 모티브로 한 '백귀야행 연합학원'이 주역으로 등장한 가운데 의도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나는 반어적인 상황, 즉 '아이러니'를 적극 활용한 것이 눈에 띄었다.

본 기자는 백화요란 편은 물론 앞선 메인 스토리를 모두 스킵하지 않고 읽었다. 관련 내용들이 본 리뷰에 적지 않게 언급되는 만큼 스포일러(내용 유출)를 피하고 싶은 독자들에겐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

백화요란편 1장에서 주인공 '선생'은 카데노코지 유카리와 동행하게 된다. 사진=블루 아카이브 플레이 화면 캡쳐이미지 확대보기
백화요란편 1장에서 주인공 '선생'은 카데노코지 유카리와 동행하게 된다. 사진=블루 아카이브 플레이 화면 캡쳐

백화요란편은 그 이름대로 백귀야행 연합학원에서 최고의 무력을 갖춘 집단 '백화요란 분쟁조정위원회'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진행된 메인스토리 1부 최종장 '그리고 모든 기적이 시작되는 곳'에서 신화적인 예언자로 등장해 깊은 인상을 남긴 '쿠즈노하'와 연관이 있는 곳으로 거론된 바 있다.

연합학원 전체를 대표하는 백화요란이지만, 5편 시점에는 동아리가 유명무실해진 끝에 '해산령'이 내려진 것으로 그려진다. 이 가운데 등불 축제에 참여하고자 백귀야행 학원에 방문한 '선생'은 백화요란의 폐지를 막고 부흥을 꿈꾸는 신입생 '카데노코지 유카리'와 동행하게 된다.
백화요란 스토리 중 '청춘'을 강조하는 렌게의 모습. 사진=블루 아카이브 플레이 화면 캡쳐이미지 확대보기
백화요란 스토리 중 '청춘'을 강조하는 렌게의 모습. 사진=블루 아카이브 플레이 화면 캡쳐

백화요란이 위기에 처한 이유로는 아이러니하게도 그간 블루 아카이브에서 강조해 온 키워드인 '청춘'이 중요하게 언급된다. '선생'은 키보토스 전체를 이끄는 입장에서 수많은 학생들의 '청춘 생활'을 지켜내고자 분투해왔다.

해산령을 받아들인 백화요란의 멤버이자 유카리의 선배 '후와 렌게'는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샬레의 활약이 백화요란 해산의 결정적 원인이었다고 지적한다. 1부 최종장에서 하늘이 붉게 물드는 등 괴이 현상들이 빈발할 때, 백귀야행의 사람들은 백화요란의 이름을 외쳤지만 이에 응답해 백귀야행을 지켜낸 샬레와 그 지휘를 받은 백귀야행의 다른 동아리 학생들이었다는 것이다.

백화요란 멤버들의 모습 또한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렌게는 백화요란의 무게감을 내려놓고 자신만의 '청춘 생활'을 즐기겠다며 유카리의 부흥을 위한 행보를 거부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생물 관찰 동아리에서 전국 대회 출전을 목표로 내놓거나 쇼기(장기)에서 한 수 무르는 것을 거부하는 등 백귀야행의 돌격대장으로서 전투적 모습을 전혀 버리지 못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누군가에겐 업계 포상이었을 키쿄의 매도지만, 유카리에게는 큰 상처를 준다. 사진=블루 아카이브 플레이 화면 캡쳐이미지 확대보기
누군가에겐 업계 포상이었을 키쿄의 매도지만, 유카리에게는 큰 상처를 준다. 사진=블루 아카이브 플레이 화면 캡쳐

렌게의 친구이자 백화요란 참모인 '키류 키쿄'는 현실주의적이고 이지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그런 이성적인 면모는 유카리에게 "머리 속이 꽃밭인 부잣집 따님의 백화요란 놀이에 구역질이 난다"는 꾸며낸 말로 큰 상처를 입히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모습은 돌격대장인 렌게는 앞서 유카리의 가문을 언급하려다가 멈춘 것과 대비를 이룬다. 돌격대장과 같은 현장직들이 작전 중 '선을 넘지 않게' 막아야 할 위치에 있는 참모가 후배와의 관계에선 오히려 '돌격대장조차 넘지 않고 물러난' 선을 밟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다.

백화요란 분쟁조정위원회 이미지. 왼쪽부터 유카리, 키쿄, 렌게, 나구사. 사진=넥슨이미지 확대보기
백화요란 분쟁조정위원회 이미지. 왼쪽부터 유카리, 키쿄, 렌게, 나구사. 사진=넥슨

메인 스토리로서 '아이러니' 외에도 기존 캐릭터들의 활용 또한 적절했다. 앞서 유카리에게 상처를 입힌 키쿄는 학생들을 계도할 위치에 있는 '선생'은 물론 등불 축제를 주관하고 있는 마츠리운영관리부장 '카와와 시즈코'에게도 비판을 받는다.

시즈코는 그간 '자칭 아이돌'로서 나사 빠진 모습을 보여줬지만, 한 동아리의 부장으로서 진지하게 할 말은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캐릭터성을 크게 확장시켰다. 이와 더불어 '자신이 있을 곳은 남이 아닌 자신이 정해야 한다'는 키워드와 함께 마츠리운영관리부원 '아사히나 피나'의 실루엣이 강조돼 뒷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백화요란의 '고료 나구사(왼쪽)'와 길거리 망량즈의 리더 '아라타'. 사진=블루 아카이브 플레이 화면 캡쳐이미지 확대보기
백화요란의 '고료 나구사(왼쪽)'와 길거리 망량즈의 리더 '아라타'. 사진=블루 아카이브 플레이 화면 캡쳐

이 외에도 백귀야행의 학생회 음양부와 인법연구부, 수행부도 얼굴을 비추며 백화요란의 새로운 학생들과 어우러졌다. 길거리 망량즈의 리더 '아라타' 또한 성공적으로 서사에 안착했으며 새로운 빌런 집단으로 짐작되는 '화조풍월부' 또한 기대감을 높였다.

넥슨 측은 이번 스토리와 더불어 유카리를 신규 플레이 가능 캐릭터로 선보였다. 백화요란 1장 '피어나길 바라는 꽃망울처럼' 스토리의 후반부는 오는 28일 업데이트될 예정이며, 이와 더불어 렌게·키쿄가 신규 캐릭터로 추가된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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