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은 대선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중국 이슈가 미국 대선의 핵심 의제가 되고, 결국 미중 간의 무역 갈등도 심화될 것이라는 일부 예상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중국 청정에너지 제품 수출이 증가하는 데에 대응하여 미국의 청정에너지 산업을 보호하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이 조치는 중국과 무역 갈등이 심화시키고 미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낳고 있다.
관세 효과는 복합적이다. 각국은 오랫동안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부양하기 위한 수단으로 관세를 부과해 왔다. 그러나 역사와 연구에 따르면, 경제적 효과는 종종 과대 포장됐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새로 발표된 관세가 GDP, 인플레이션, 통화정책에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 있지만, 결국 미국에도 부담을 주고 중장기적으로 미국과 중국 간의 새로운 무역 갈등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보도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이런 우려와 논란에도 관세가 정책 의제가 된 것은 다분히 정치적 문제와 연결된다고 말한다.
이번 관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과 2019년에 중국에 부과한 3,00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관세 프로그램에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이의 연장선 상에서 볼 수 있다. 트럼프는 당선되면 중국은 물론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선거 유세에서 내세웠다.
대선에서 관세가 논란이 되면서, 관세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에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감소하고, 공화당 지지가 증가하자 박빙의 승부를 보이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와 격차를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던 바이든도 중국에 대한 관세 의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는 관세 보호가 지역 산업을 보호하고 일자리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으로, 이 기대는 지역 주민들의 정치적 성향에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공화당에 대한 지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경제학자들은 바이든의 결정을 다분히 트럼프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 경제는 고용시장이 안정적이고 소비자 지출도 활발하기 때문에 바이든은 관세를 인상하더라도 미국이 경제적 충격을 일정한 수준에서 흡수할 수 있고, 정치적으로는 중국에 대한 반감을 관세 인상으로 표로 가져갈 수 있다고 바이든이 판단해 관세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이번 관세 인상이 일자리 감소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지난 2002년 조지 W 부시 재임 당시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을 때, 3000만 달러 손실만 초래했을 뿐, 미국 철강 소비 산업의 가격 상승으로 철강 산업 전반, 특히 가격에 영향을 미칠 시장 지배력이 없는 소규모 기업들의 일자리가 급격히 감소한 전례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 타이어에 대한 관세를 인상했을 때는 타이어 제조 산업에서 약 1,200개 일자리를 늘린 것으로 인정받았지만, 가격 상승으로 11억 달러의 비용을 치렀다고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밝힌 바 있다.
더욱이, 트럼프가 부과한 관세는 제조업 고용을 끌어올리지 못했고, 대신 투입 비용 상승과 보복 관세로 인해 일자리 순손실과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경제학자들도 지적한 바 있다.
이처럼 관세는 일반적으로 경제적 의미보다 정치적 의미가 더 크다.
뉴욕 연준은 2018년 관세로 인해 미국 가계가 연간 419달러의 세금을 부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이번 조치가 경기 둔화나 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한편,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면서 중국 이외의 국가로부터의 수입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미국이 아직 대부분의 제품을 자체 생산할 수 없다는 한계 때문에, 중국 대체지역이나 국가에서 결국 제품을 수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다른 국가로 생산 기지를 이전하거나, 다른 국가에서 제품을 생산하여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국,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등의 국가에서 미국으로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2023년 말까지 중국 수입은 2019년에 비해 3% 감소했지만, 한국, 대만, 싱가포르 그리고 베트남으로부터의 수입은 50% 증가했다
해상 및 항공 화물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에서 멕시코로 향하는 컨테이너 해운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데, 제네타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에서 멕시코로 향하는 컨테이너 해운 수입은 1월에 60%, 1분기에는 34% 급증했다.
이는 중국이 멕시코를 통해 미국 관세를 회피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 이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 다른 나라의 무역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국제 무역의 흐름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더욱 가속화될 수 있으며, 국제 무역 시장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