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전기차 내수시장에서 중국 업체들과 매우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들이 테슬라를 수적으로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힘겨운 2위’
테슬라가 2위를 기록하고는 있으나 2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비야디와 격차는 하늘과 땅 차이다.
판매 증가율 측면에서도 점유율 차이만큼은 아니지만 비야디는 전년 대비 50.3%의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테슬라는 37.3%를 기록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더 주목할 대목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나머지 브랜드를 보면 △광저우자동차그룹(GAC) 산하의 아이온(3위) △지리자동차(4위) △상하이자동차그룹(SAIC)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사인 울링자동차(5위) △창안자동차(6위) △리샹자동차(7위) △장성기차(8위) △니오(9위) △리프모터(10위) 등 죄다 중국 업체들이란 사실이다.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얼마나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집계 결과다.
◇테슬라와 경쟁하는 중국 기업 123개 달해
그러나 미국 유력 경제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 같은 해외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경쟁을 이어가는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의 스티븐 다이어 자동차 담당 컨설턴트는 WSJ와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해 중국 내수시장에서 전기차를 한 대라도 판매한 중국 업체는 총 123곳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바꿔 말하면 테슬라 입장에서는 판매량이 많고 적음을 차치한다면 중국 시장에서 무려 123개에 달하는 중국 업체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활동을 한 자동차 기업, 즉 전기차 제조업체를 포함한 전체 자동차 기업가 65여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난 점과 비교하면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얼마나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기업이 싹쓸이하는 이유
중국의 전기차 내수시장을 중국 기업들이 싹쓸이하고 있는 가장 큰 배경은 전기차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인 중국 정부가 자국 업체들에 퍼붓고 있는 막대한 규모의 보조금이다.
미국이 중국 정부의 과도한 전기차 산업 지원 정책으로 전기차가 과잉 생산되는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경제 패권을 놓고 첨예하게 대결 중인 미국이 중국의 과잉 생산 문제가 전세계 관련 업계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음에도 중국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친환경차를 육성하겠다는 목표에 전혀 변함이 없는 데다 이로 인한 낙수 효과, 즉 경제성장을 추진하고 일자리를 늘리는데 이같은 정책이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판단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독일 키엘세계경제연구소가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자동차 과잉생산에 대한 전세계적인 우려를 의식해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부터 보조금 지원 규모를 줄여왔지만 다른 나라들이 여전히 우려하기에 충분한 정도로 대폭적인 지원을 여전히 아끼지 않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단적인 예로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비야디가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만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35억 달러(약 4조8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