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내년 초에 저가 전기자동차인 ‘모델2’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탑재되는 배터리가 중국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중국 업체의 입지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모델2가 정부 보조금을 적용하지 않은 가격이 한화로 3000만원대인 범용 전기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니켈코발트망간(NCM)·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등 삼원계보다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4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2는 내년 초 생산될 예정이다. 모델2는 테슬라가 생산·판매하는 전기차 중 가장 저렴한 모델이 될 전망이다. 가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지만, 업계는 테슬라의 신모델이 2만 달러(약 2752만원)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투자자문사인 에버코어는 최근 보고서에서 “모델2의 가격이 2만8000달러(약 3843만원)에서 2만 달러(약 2745만원)로 낮춰지고 주행거리는 약 250마일(약 402㎞)을 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따라서 모델2에는 저렴한 LFP가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LFP는 CATL 등 중국 업체가 주력으로 하는 배터리다. 국내 배터리 업체가 주력으로 하는 NCM·NCA 등 삼원계 배터리보다 약 20~30% 저렴하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LFP 배터리 가격은 삼원계보다 33% 낮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테슬라 모델2가 미국 자동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중국 배터리 기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저렴한 배터리를 생산하는 CATL 등과 협력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전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입지가 확고하고 신모델이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해당 모델의 중국산 배터리 탑재에 따른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이는 곧 국내 배터리 업체의 시장 점유율 및 입지가 작아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만, 업계는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시장 점유율 등에서 영향이 있을 수는 있지만,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